지난 주말 미국의 대규모 이란 공격을 앞두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류했다고 미국 악시오스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결국 미국은 공습을 보류했다.
매체에 따르면, 한 미국 관리는 지난 1일 빈살만 왕세자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확전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행동 계획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요구했다고 한다. 다른 소식통은 빈살만 왕세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긴장을 완화해야 한다면서 공습을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과 주미 사우디 대사관은 논평을 거부했다.
이번 만류설은 앞서 이스라엘이 미국의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재개할 것에 대비해 경계 태세를 강화한다는 예루살렘포스트 보도가 나온 이후 전해졌다. 악시오스는 또 사우디 외에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튀르키예, 파키스탄 등 이란을 둘러싼 여러 이슬람 국가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황 악화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미국의 공습에 대비하는 가운데 파키스탄 등과 간접 협상을 유지하는 모양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지난 1일 파키스탄의 군 실세 아심 무니르 참모총장과 통화하는 한편, 튀르키예·사우디 외교장관과도 미국의 공습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이란 관영 IRNA 통신은 아라그치 장관이 파이살 빈파르한 사우디 외교장관과 전화 회담에서 이란은 주권을 지킬 준비가 돼 있고, 미국과 이스라엘, 그 지역 파트너들은 강력하고 비례적인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소셜 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이란에 대한) 공격을 할 준비가 언제든 돼 있지만, 신속하게 협상이 타결될 수 있어 공습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공습 취소가 이란 및 중동 동맹국들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란 측은 자신들이 미국에 공습 취소를 요청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호르무즈해협 통행 재개와 관할권에 대한 미국과 이란의 논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1일 이란 외교관들이 호르무즈해협 관할과 자국산 원유 수출에 대한 미국 제재 해제 등을 담은 새 아이디어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미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타격을 줄 목적으로 이란이 선제 타격을 할 가능성도 대두된다. WSJ에 따르면, 한 이란 외교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취약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이를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적 협상이 실패할 경우 이란 최정예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선제 공격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편,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 봉쇄를 선언하고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을 공격하는 것에 대응해,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달 30일 14개국 규모의 '다국적 해상 방위 연합' 창설 계획을 발표했다. 이 연합에는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파키스탄, 이집트, 요르단 등이 참여한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토의 동쪽 항구를 쓸 수 없는 사우디는 서부 해안 도시 얀부에서 출항해 홍해를 거쳐 원유를 수출해 왔다. 이에 후티 반군 최고지도자인 압둘 말릭 알후티는 30일 TV 연설에서 "사우디가 완전히 긴장을 고조 시키면, 우리도 완전한 긴장 고조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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