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내년부터 아르헨 원유 본격 도입…수입선 남미로 확장한다

  • 위성락 안보실장 현지 브리핑…HD현대오일뱅크 올해 첫 구매

  • 이중과세 방지협정 타결…한-메르코수르 협정 협상 조속 재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7월 9일현지시간 몽골 울란바타르의 한국 기자단 프레스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 몽골 국빈 방문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7월 9일(현지시간) 몽골 울란바타르의 한국 기자단 프레스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 몽골 국빈 방문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내년부터 아르헨티나산 원유를 본격적으로 도입한다. 올해 HD현대오일뱅크가 처음으로 아르헨티나산 원유를 시범 구매한 데 이어 양국 정부가 안정적인 수입을 지원하고 도입 물량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순방 결과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위 실장은 “아직 큰 양은 아니고 하나의 시작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며 “아르헨티나의 원유 생산과 수출 여력이 커지고 있어 앞으로 협력할 여지가 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에 따르면 국내 기업은 올해 아르헨티나산 원유를 시범 도입했으며 이를 토대로 내년부터 수입을 개시할 예정이다. 양국 정부는 예정된 원유 도입이 안정적으로 진행되도록 지원하고 향후 구매량 확대를 위한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올해 첫 구매에 나선 기업은 HD현대오일뱅크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공개된 스페인 통신사 EFE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HD현대오일뱅크가 올해 처음으로 아르헨티나산 원유를 구매했다고 소개했다. 수입 원유 규모는 약 88만 배럴 수준이다. 다만 내년 도입 물량에 다른 국내 정유사도 참여하는지는 추후 논의를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정부가 아르헨티나산 원유에 주목한 것은 중동 지역에 대한 높은 의존도 때문이다. 한국은 원유 수입량의 약 70%를 중동 지역에서 들여오고 있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거나 호르무즈해협의 통항이 차질을 빚으면 국내 에너지 수급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아르헨티나는 대서양을 통해 원유를 수출할 수 있어 호르무즈해협과 홍해 등 주요 해상 병목 구간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도입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남미에 새로운 공급 거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에너지 안보 측면의 의미가 있다는 게 위 실장의 설명이다.
 
양국은 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관리하기 위해 에너지자원협력위원회도 재가동하기로 했다. 위원회에서는 아르헨티나산 원유 도입뿐 아니라 천연가스와 원자력, 리튬·구리 등 핵심광물 관련 사업을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위 실장은 “다양한 원유 공급선을 확보하는 것은 중동 사태 이후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라며 “아르헨티나산 원유를 더 많이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양국은 이날 정상회담을 통해 아르헨티나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이중과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이중과제방지협정이 타결됐다. 우리 기업의 남미 시장 접근성 확대를 위해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상은 조속히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K-푸드의 경우 아르헨티나 시장에 진출하는 시간과 비용을 단축하기 위해 우리나라가 아르헨티나의 ‘고위생감시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양국 간 협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양국은 경제공동위원회와 에너지자원협력위원회를 재가동해 이날 정상회담 합의 사항의 후속 추진을 관리하기로 했다. 경제공동위원회는 교역·투자를 비롯한 기업의 시장 접근 문제를, 에너지자원협력위에서는 리튬·구리·원유·가스·원자력 등에 관한 협력을 살피게 된다.
 
이밖에 양국은 운전면허 상호인정협정의 조속한 체결을 추진하고, 문화·교육·인적교류에 대한 협력 확대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방산·우주·남극·보건 분야에 대한 새로운 협력사업도 발굴하기로 했다.
 
위 실장은 “양 정상은 효율과 속도를 중시하는 공통의 강점을 통해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신속히 만들어 나가자는 데 뜻을 함께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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