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중국발 과잉생산 비판에 정면 반박하며 오히려 보호무역주의가 세계 경제에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역공했다.
중국 상무부는 28일 웹사이트에 '소위 과잉생산에 대한 중국의 입장'이라는 장문의 문건을 발표하고 중국발 과잉생산 논란을 일축했다.
상무부는 문건에서 "일부 국가와 경제권이 자국 산업의 경쟁력과 시장 지위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무역·경제 문제를 정치화하고 중국의 생산능력이 세계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대중국 제재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건은 우선 '과잉생산'이라는 개념 자체에 국제적 합의가 없다며 "각 경제 및 산업별 '과잉생산' 상황은 해당 산업의 발전 단계와 수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잉생산이 국내 수요 부진, 국가 보조금, 무역 흑자와 연관되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문건은 "산업보조금과 과잉생산 사이에 필연적인 연관성은 없다"며, "합리적인 산업보조금은 시장 실패를 보완하고 기술 혁신과 환경 보호를 촉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건은 오히려 중국의 생산능력이 세계 경제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중국산 태양광 패널과 신에너지차 등이 국제 시장에 대량 공급되는 현상을 일각에서 '차이나 쇼크(중국충격) 2.0'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중국 기회 2.0'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생산능력이 글로벌 혁신 협력과 기술 발전을 촉진하고, 전 세계의 녹색·저탄소 전환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개발도상국의 산업화를 지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문건은 "보호주의는 세계 경제 및 무역 질서를 교란할 뿐이며, 글로벌 공급망의 안보와 안정, 그리고 산업 협력의 건전하고 질서 있는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옌둥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일부 경제권이 중국의 이른바 과잉생산 문제를 과장해왔다"며 이번 문건이 "사실 관계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이번 입장문 발표는 미국과 유럽연합(EU)가 중국의 과잉생산과 무역 불균형을 문제 삼으며 대중국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중국을 포함한 16개 경제권을 대상으로 이른바 '구조적 과잉생산'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과 EU 역시 무역 불균형 해소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양측은 오는 10월을 해법 마련을 위한 주요 시한으로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특히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와 태양광 등 자국의 경쟁력 있는 제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이번 문건을 통해 '중국의 과잉생산'이라는 미국과 EU의 비판 논리에 적극 대응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추이판 대외경제무역대학 교수는 28일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중국이 중요한 시점에 이 입장문을 발표한 것은 오해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며 "일부 국가의 산업 경쟁력 저하가 중국의 '과잉생산'이나 산업보조금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국제사회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이번 입장문이 미국과 EU의 과잉생산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투자은행 나틱시스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알리시아 가르시아-헤레로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을 통해 "이번 문건은 베이징의 공식적인 반박과 자료를 제공하지만, USTR은 이를 법적 또는 정치적 흐름을 바꿀 새로운 증거라기보다는 옹호론으로 취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문건이 향후 중국과 EU 간 협상에서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는 있지만 "EU의 근본적인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문서 하나만으로 협상의 방향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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