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충남도지사가 일본 나라현과 자연·문화유산을 연계한 장기 협력체계를 구축해 지방외교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충남권 대규모 기업 투자를 뒷받침할 전력·용수·인력 종합 로드맵도 이달 말 내놓기로 했다.
박 지사는 29일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나라현과의 교류를 비롯해 지천댐 건설, 수도권 공공기관 2차 이전,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유치, 산림자원연구소 청양 이전 등 주요 도정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박 지사는 나라현과의 교류 방향에 대해 “일본은 문화유산, 충남은 자연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두 지역이 유산의 가치를 공유하며 함께 발전할 기회가 마련됐다”며 “일회성 친선 교류를 넘어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정부 간 외교 관계가 경색됐을 때 지방정부의 교류와 협력은 국가 간 관계를 풀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충남과 나라현의 교류를 지방외교의 모범적인 모델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충남도와 나라현은 2011년 우호협력 협정을 체결한 뒤 문화·교육·관광 분야에서 교류를 이어왔다.
두 지역은 협정 체결 15주년을 맞아 세계유산을 중심으로 학술 교류와 문화·관광 협력, 공동 콘텐츠 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규모 기업 투자 뒷받침할 ‘3력 혁신’
충남권 대규모 기업 투자에 필요한 기반시설 확충과 관련해서는 이달 말 광역 태스크포스(TF)의 구체적인 활동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박 지사는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광역 TF를 구성했다”며 “전력·용수·인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종합적인 로드맵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드맵에는 기업 투자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 인력 규모를 분석하고 충남의 공급 여건과 향후 확충 방안을 제시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다만 박 지사는 “현 단계에서 모든 수치와 계획의 정확성을 완벽하게 담보하기는 어렵다”며 “투자 규모와 산업 여건 변화에 맞춰 계획을 지속해서 보완하겠다”고 설명했다.
찬반 논란이 이어지는 지천댐 건설 문제에 대해서는 공론화위원회의 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 지사는 “지천댐에 대한 개인적인 입장은 분명하지만 공론화위원회의 결정을 100%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확고하다”며 “도지사가 공론화위원회의 논의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AI 대전환과 반도체 중심의 대규모 기업 투자 계획이 발표되기 전과 후에는 공론화위원회가 검토해야 할 정보와 여건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누구나 결과에 승복하려면 공론화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며 중립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지사는 정부 측에도 공론화위원회의 중립적이고 투명한 운영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수도권 공공기관 2차 이전과 관련해서는 세종시 출범 과정에서 충남이 감당한 희생을 정부의 이전 기준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지사는 “충남은 행정수도 세종시 건설이라는 국가 정책에 협력하기 위해 땅과 인구, 세수까지 내줬다”며 “한쪽 팔이 떨어져 나간 것과 같은 희생을 감수했지만 현재의 정책 당국자들은 이러한 역사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1차 이전 공공기관과의 시너지를 중심으로 2차 이전 논리를 요구하지만 충남은 1차 이전 실적 자체가 없어 시너지를 설명할 근거가 없다”며 “다른 혁신도시와 같은 기계적인 기준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남혁신도시는 지정 이후 6년 동안 공공기관 이전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번 2차 이전이 내포신도시와 충남혁신도시에 새로운 발전의 기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지사는 앞으로 충남을 찾는 정치권 인사에게 소속이나 성향과 관계없이 공공기관 이전과 지역 현안을 적극적으로 건의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유치에 대해서는 석탄화력발전으로 인한 희생뿐 아니라 미래 에너지 전환의 중심지라는 충남의 경쟁력을 앞세우겠다고 밝혔다.
박 지사는 “충남은 지난 40년 동안 석탄화력발전으로 국가 산업 발전을 뒷받침하며 막대한 희생을 감당했다”면서도 “희생했으니 통합본사를 달라는 보상론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충남 서해안에서는 신재생에너지와 대체산업 등 14개 분야의 새로운 에너지 정책과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며 “대한민국 미래 에너지 전환의 중심이 충남 서해안이 돼야 한다는 논리로 유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다만 통합본사 유치 여부를 충남 에너지 전환 정책의 성패와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박 지사는 “통합본사가 온다고 모든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유치하지 못한다고 충남의 에너지산업 기반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다”며 “유치에는 최선을 다하되 에너지 전환과 대체산업이라는 큰 틀에서 냉정하고 담대하게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통합본사가 다른 지역에 설치되더라도 태안·보령·당진의 기존 발전 기반을 활용해 지역 거점 기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산림자원연구소의 청양 이전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박 지사는 “충남도와 청양군이 비용 분담 등 필요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관련 절차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조만간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해 청양군수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전 예정지 주변에서 제기된 소음 문제에 대해서는 “해결해야 할 실무적인 사안”이라며 “산림자원연구소의 청양 이전은 분명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임 도정의 구호인 ‘힘쎈 충남’을 유지한 데 대해서는 행정의 연속성과 실용을 강조했다.
박수현 지사는 “도지사가 바뀌었다고 기존 간판과 정책을 모두 바꾸는 것이 차별성은 아니다”며 “잘한 정책은 계승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진정한 변화”라고 말했다.
민선 9기 도정 철학인 ‘통(通)하는 충남’에 대해서는 “새로운 구호를 붙이는 것보다 행정 현장에서 실제 소통과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보여주기식 행보라는 일부 지적에는 “쇼라는 비판이 있다면 쇼가 맞을 수도 있지만, 이를 4년 동안 한결같이 이어간다면 결국 진심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박 지사는 정치권 일각에서 자신을 특정 계파로 분류하는 데 대해서도 “정치를 하면서 특정 계보에 속해 활동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누가 충남을 방문하든 충남의 이익과 미래를 위해서라면 환대하고, 그 기회를 통해 지역 현안과 도민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전달하겠다”며 “판단 기준은 특정 정치인이나 계파가 아니라 충남의 이익과 발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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