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Z세대 시위에 모디 정부 결국 '백기'…온라인 풍자정당의 쾌거

  • 시험지 유출에 수만 명 거리로…다르멘드라 프라단 교육장관 사임

  • 인도 청년의 불만, 정치세력화 주목

한 아이가 2026년 7월 26일 뭄바이에서 인도 교육부 장관 다르멘드라 프라단의 사임을 축하하기 위해 바퀴벌레 잔타당CJP과 연대하는 집회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AFP
한 아이가 2026년 7월 26일 뭄바이에서 인도 교육부 장관 다르멘드라 프라단의 사임을 축하하기 위해 바퀴벌레 잔타당(CJP)과 연대하는 집회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AFP]

인도에서 온라인 풍자 운동으로 출발한 청년 시위대가 나렌드라 모디 정부의 핵심 장관을 사퇴시키며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12년이라는 긴 시간 장기 집권하는 사이, 시민사회의 압박에 좀처럼 물러서지 않았던 모디 정부가 Z세대의 집단행동 앞에서는 이례적으로 후퇴했다는 평가다.
 
미국 CNN은 27일(현지시간) 결성된 지 불과 몇 주밖에 되지 않은 이른바 ‘바퀴벌레국민당(CJP)’이 대학 입학시험 문제 유출 사태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 다르멘드라 프라단 인도 교육부 장관의 사임을 끌어냈다고 보도했다.
 
수만 명의 시위대는 며칠간 뉴델리 도심을 점거하고 의학·치의학 과정 입학시험 문제 유출에 대한 책임 규명과 프라단 장관의 퇴진을 요구했다. 시위대는 이번 유출 사태로 수백만 명의 학생이 공정한 기회를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프라단 장관이 지난 25일 사임하자 시위 거점이었던 뉴델리의 18세기 천문대 ‘잔타르 만타르’에서는 밤늦게까지 축하 행사가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국기를 흔들며 춤추고 노래했고, 이번 사퇴를 집단행동의 승리로 평가했다.
 
프라단 장관은 모디 총리의 신임을 받아온 핵심 측근이다. 그의 사퇴는 2014년 집권한 뒤 여러 시민사회 시위를 견뎌온 인도국민당(BJP)의 이례적인 양보이자, 강력한 지도자 이미지를 구축해온 모디 총리에게도 정치적 타격으로 여겨지고 있다.
 
시위의 배경에는 청년층의 누적된 경제적 불만이 자리잡고 있다. 인도는 15~29세 인구가 3억6000만명을 넘는 젊은 국가지만,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5세 이하 대졸자의 약 40%가 실업 상태에 있다.
 
인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주요 경제국 가운데 하나임에도 국가적 성장이 청년 개인의 취업과 계층 상승 기회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었던 것이다.
 
CJP는 보스턴대학교 졸업생 아비지트 딥케가 만든 풍자적 온라인 운동에서 출발했다. 이후 고용과 국정 운영, 사회적 이동성 부족에 대한 청년층의 불안을 대변하는 플랫폼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시위대는 기존 언론 대신 인스타그램 릴스와 영상, 밈 등을 활용해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파했다. 지난 7월 20일 경찰이 의회로 행진하던 시위대에 최루탄과 곤봉을 사용하면서 참여 규모는 더욱 커졌고, 일부에서는 모디 총리의 퇴진 요구까지 나왔다.
 
시위 지도부는 정부가 시험 유출 사태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학생 유가족 보상 등 추가 요구를 검토하겠다고 약속하자 지난 25일 시위를 중단했다. 다만 딥케는 시위 현장을 떠나며 “이것은 끝이 아니다. 우리는 곧 다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모디 총리와 BJP가 여전히 높은 지지율과 강한 선거 조직력을 갖고 있으며 차기 총선도 2029년에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청년층의 불만을 장기적인 정치운동으로 이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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