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차로 50분 남짓. 오산 톨게이트를 지나 10분가량 더 달리자 검은색 'KYOCHON(교촌)'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한때 교촌에프앤비 본사였던 이곳은 지금 한국 치킨 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도심과 떨어진 위치지만 정식 운영을 시작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전 세계 77개국에서 약 9600명이 방문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여행 코스로 일부러 찾는 '숨은 K-치킨 성지'다.
지난 15일 오산 교육원을 찾아 관광객 코스인 '교촌1991스쿨' 프로그램을 직접 경험해 봤다. 현재 이곳에서는 교촌치킨을 직접 만들고 맛보며 한국 치킨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프로그램은 2층 전시관에서 시작됐다. 1991년 경북 구미의 작은 통닭집에서 출발한 교촌의 성장 과정이 펼쳐졌고, 전통주 브랜드 '발효공방1991',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 치킨무 제조사 케이앤피푸드 등 교촌그룹이 확장해 온 브랜드도 함께 소개돼 있었다.
전시관을 둘러본 뒤 교육장으로 이동하자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됐다. 진행을 맡은 도민수 교촌1991스쿨 팀장은 "왜 치킨 회사가 이런 체험장을 만들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프로그램의 취지를 소개했다.
도 팀장은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치킨 전문점은 약 3만9500곳으로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 수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최근 3년 연속 외국인들이 꼽은 한국 대표 음식도 치킨"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치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교촌도 단순히 치킨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한국 치킨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K-치킨 열풍 속에서 교촌은 2023년 4월 오산 교육원에 교촌1991스쿨을 오픈했다. 시범 운영을 거쳐 지난해 12월부터 외국인 관광객을 본격적으로 유치했고 현재까지 미국·일본·중국 등 77개국에서 약 9600명이 방문했다. 정식 운영 약 6개월 만에 1만 명에 달하는 글로벌 관광객을 오산으로 이끈 셈이다.
강의가 끝나자 곧바로 조리 실습이 이어졌다. 도 팀장이 먼저 교촌치킨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시연했다. 염지 없이 숙성한 생닭을 물과 밀가루, 전분만 섞은 묽은 반죽에 담가 180도 기름에서 10분간 튀겼다. 이어 표면의 튀김옷을 얇게 다듬는 '성형 작업'을 거친 뒤 다시 2분간 한 번 더 튀겨냈다. 교촌 특유의 소스 맛을 살리기 위해 닭과 반죽에는 별도의 간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조리 전 1036g이던 닭은 1차 튀김을 거치며 730g대로 줄었고 성형 작업과 2차 튀김을 마친 뒤에는 약 650g까지 가벼워졌다. 두 차례 튀김과 성형 작업을 통해 불필요한 기름과 수분을 빼내 담백하고 바삭한 식감을 구현하는 것이 교촌만의 조리법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체험의 하이라이트는 붓으로 직접 양념을 바르는 소스 도포 작업이었다. 도 팀장은 '3·3·3 법칙'을 소개했다. 붓을 양념에 3분의 1 이상 담가 국내산 마늘 입자까지 함께 떠낸 뒤 그릇에 세 번 덜어내고, 치킨 한 면당 세 번 이상 얇게 덧바르는 방식이다. 보기에는 단순해 보여도 마늘 입자를 고르게 묻히고 일정한 양의 소스를 바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직접 양념을 바른 치킨은 문베어 수제맥주와 함께 시식했다. 한국의 '치맥' 문화를 그대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코스다.
교육장 한편에서는 조리로봇을 활용한 스마트 키친도 살펴볼 수 있었다. 유리벽 너머 로봇은 1·2차 튀김과 성형 과정을 매끄럽게 수행했다. 현재 교촌은 해당 로봇을 전국 25개 가맹점에 33대 운영하고 있다. 치킨 조리의 마지막 단계인 '붓질 양념 도포 로봇'까지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교촌은 오산 교육원을 K-푸드 관광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외국인 관광객 체험 프로그램이 중심이지만 앞으로는 국내 관광객과 교육 프로그램으로도 확대하고 치킨무 만들기와 전통주 만들기 등 체험 콘텐츠도 추가할 예정이다. 월 1000명, 연간 1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유치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도 제시했다. 오산 교육원은 올해 K-치킨 벨트 사업 대상지로도 선정됐다.
도 팀장은 "교촌 오산 교육원을 K-치킨을 대표하는 체험 공간으로 키워 나갈 계획"이라며 "정부와 관광기관 등과 협력해 외국인 관광객뿐 아니라 내국인도 찾는 미식 관광 콘텐츠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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