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명지녹산에 '국산 NPU' 기반 AI 데이터센터 들어선다

  • 명지녹산산단에 183억원 규모 공용 데이터센터 구축

  • 호환성·전문인력·기업 활용률이 사업 성패 가를 전망

 엣지 AI 데이터 센터 개요사진부산시
엣지 AI 데이터 센터 개요[사진=부산시]


부산 조선·해양 제조기업의 인공지능 전환을 지원하는 공용 데이터센터가 명지녹산국가산업단지에 들어선다.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인공지능 환경에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를 대규모로 적용하는 실증사업으로, 제조 현장에서의 호환성과 활용도를 입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부산시는 산업통상부의 ‘2026년 산업단지 엣지 AIDC 실증 시범사업’ 공모에 ‘부산 조선·해양 엣지 AI 데이터센터 구축사업’이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사업 기간은 2026년 7월부터 2027년 6월까지다. 국비 140억원과 시비 21억원, 민간자본 22억원 등 총사업비 183억원이 투입된다.


한국산업단지공단 부산지역본부가 사업을 주관하고 엘리스그룹, 부산테크노파크, 이지에이아이, 건솔루션, 포미트 등 5개 기관·기업이 참여한다.

학습은 GPU, 현장 운영은 국산 NPU

이터센터에는 고성능 GPU인 H200 32장과 국산 NPU 168장이 구축된다. 전체 장비 가운데 국산 NPU 비중은 84%다.

대규모 데이터 학습과 인공지능 모델 검증은 GPU가 담당하고, 제조 현장의 실시간 추론과 상시 서비스는 국산 NPU가 처리하는 역할 분리형 구조다.

스마트팩토리와 비전 AI 산업안전, 디지털트윈 기반 예지보전 등 제조업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3종도 개발해 실증할 계획이다.

국산 NPU를 제조 현장에 적용하는 과정에서는 기존 GPU 기반 프로그램과의 호환성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기업들이 사용해 온 인공지능 모델이나 프로그램을 별도의 조정 없이 NPU에서 그대로 구동하기 어려운 사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 산업정책과 기계부품로봇팀 관계자는 “GPU에서 사용하던 프로그램을 NPU에 바로 적용하면 잘 돌아가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산업안전과 예지보전 등 3종의 SaaS 서비스를 NPU 환경에 맞게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참여 기업 가운데 일부는 자체 서버를 이용해 산업안전 관련 서비스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국산 NPU 기반의 공용 연산 인프라가 실제 조선기자재와 기계·금속 기업의 생산성과 안전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현장 실증과 성능 검증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공모 준비 과정에서 명지녹산산단 입주기업 약 20곳을 대상으로 간담회와 수요 조사를 진행했으며, 이들 기업이 데이터센터 활용 의사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구축 이후 홍보와 지원사업이 확대되면 참여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 장비를 구축하는 것만으로 기업들이 이를 생산공정에 곧바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후 산업단지와 조선기자재 기업을 중심으로 인력난과 고령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인공지능 모델을 실제 공정에 적용하고 관리할 전문인력 확보도 과제로 꼽힌다.

부산시 관계자는 “기업별로 관련 전문인력이 충분하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데이터센터와 솔루션이 구축되면 관련 인력들이 모일 수 있도록 산업부, 산업단지공단과 함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시는 지역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실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솔루션 개발과 실증 지원 등 연계 사업을 마련할 방침이다.

시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도 기업 참여와 활용률이다. 고가의 연산 인프라를 구축하더라도 입주기업의 이용이 저조하면 제조업의 인공지능 전환과 자립 운영이라는 사업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기업들이 사업의 효과를 받아들이고 얼마나 많이 참여하느냐는 것”이라며 “기업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관련 지원사업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데이터센터는 2026년 12월 베타서비스를 시작하고, 2027년 3월께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입주기업에 시중 클라우드보다 최대 50% 저렴한 비용으로 인공지능 연산 자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구축 이후 5년간 이어지는 의무 운영 기간에도 이 같은 지원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운영과 유지·보수는 산업통상부 산하 한국산업단지공단이 맡는다. 부산시는 데이터센터 운영비를 직접 부담하기보다 지역 기업의 이용과 솔루션 적용을 확대하는 연계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다만 GPU와 NPU 장비를 장기간 사용하면 교체 시점이 돌아오는 만큼, 의무 운영 기간 이후에도 낮은 이용료와 장비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재원 구조는 구체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 관계자는 “GPU나 NPU도 5년 이상 사용하면 교체 시기가 올 수 있다”며 “장비 활용률에 따라 정부가 교체 비용 등을 계속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해양 기업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데이터 보안 체계도 세부 설계 과정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단지공단이 데이터센터 운영과 유지·보수를 맡아 보안 체계를 관리할 예정이지만, 보안 분야별 사업비와 사고 발생 시 대응 체계 등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정교한 설계가 요구된다.

부산시는 명지녹산산단의 운영 성과를 토대로 동남권과 전남 대불, 전북 군산 등 조선산업벨트로 사업을 확산한다는 구상이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조선업 위기와 인력난을 겪는 서부산 제조업체들이 부담 없이 인공지능 기술을 실험하고 도입할 수 있는 공용 인프라를 마련하겠다”며 “국산 인공지능 반도체 기반 제조 AI 실증의 전국 첫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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