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올해 H&M 제치고 세계 2위 의류업체 전망…매출 4조 엔 눈앞

  • 해외 매출 20% 안팎 성장… 유럽·북미 핵심 상권 공략


  • 일본보다 2배 비싸도 잘 팔려… 영업이익률 18%로 상승

유니클로 매장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니클로 매장[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 운영업체인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이 스웨덴 H&M을 제치고 세계 2위 의류 제조·소매 업체로 올라설 전망이다.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해외 유니클로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연간 매출도 처음으로 4조 엔(약 37조21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품질과 기능을 강화하면서 가격대를 높인 전략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0일 패스트리테일링이 전날 2026회계연도(2025년 9월~2026년 8월) 매출 전망을 종전보다 700억 엔 늘어난 3조 9700억 엔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년보다 17% 증가한 규모로, H&M의 예상 매출보다 약 8% 높은 수준이다. 순이익 전망도 200억 엔 올린 5000억 엔으로 수정했다. 이번 회계연도 들어 세 번째 실적 전망 상향이다.

의류 기획부터 생산·판매까지 직접 하는 제조·소매업체 가운데 세계 1위는 '자라'를 운영하는 스페인 인디텍스다. 패스트리테일링은 2016년 미국 의류업체 갭을 제치고 3위에 오른 뒤 H&M의 뒤를 이어왔다.

패스트리테일링의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9개월간 매출은 3조 651억 엔으로 전년 동기보다 17% 증가했다. 분기 매출은 이번 회계연도 들어 3분기 연속 1조 엔을 웃돌았다. 분기당 9000억 엔 안팎인 H&M과의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실적을 견인한 것은 해외 유니클로 사업이다. 해외 매출은 전년보다 20% 안팎 증가하고 있다. 현지 통화 기준으로 매출이 감소세인 H&M이나 한 자릿수 증가에 그친 인디텍스보다 성장 속도가 빠르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유니클로의 브랜드 콘셉트로 품질과 기능을 갖춘 일상복인 '라이프웨어'를 내세운다. 닛케이는 유행을 빠르게 반영한 상품을 중심으로 하는 자라·H&M과 달리, 유니클로가 오래 입을 수 있는 기본 의류에 집중한 점을 경쟁력으로 꼽았다.

무라타 다이로 JP모건증권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유니클로와 비슷한 콘셉트를 내세운 대형 경쟁사는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렵다"며 "유럽과 미국 의류시장에서 점유율이 아직 1% 미만인 만큼 성장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유럽과 북미 주요 도시의 핵심 상권에 대형 매장을 내는 전략도 유니클로의 인지도를 높였다. 지난 5월 말 기준 매장 수는 유럽 95곳, 북미 120곳이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앞으로 유럽에서 연간 15곳, 북미에서 25곳가량씩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가격 전략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저렴한 의류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품질과 기능을 높이는 동시에 상품 가치에 맞춰 가격도 올리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같은 제품을 일본보다 약 2배 높은 가격에 판매한다. 가격대는 자라보다 낮고 H&M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일본에서 1500엔(1만 3900원)인 여성용 반소매 티셔츠는 유럽에서 14.9유로(2만 5500원), 약 2700엔에 팔린다. 일본에서 4990엔인 청바지 가격도 유럽에서는 49.9유로, 약 9200엔이다.

가격 체계를 재정비하고 발주 관리를 강화해 할인 판매를 줄이면서 수익성도 높아졌다. 2015회계연도 10%였던 패스트리테일링의 영업이익률은 이번 회계연도 18%에 이를 전망이다. 반면 H&M의 영업이익률은 7~9% 수준이다. H&M은 중국계 저가 온라인 쇼핑몰 쉬인과 테무의 부상으로 경쟁이 치열해지자,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폐쇄하는 등 경영 개선에 나서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패스트리테일링에 대한 기대가 높다. 지난 8일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56배로 인디텍스의 25배를 크게 웃돈다. 시가총액은 패스트리테일링이 약 27조 엔으로, 약 31조 엔인 인디텍스와의 격차를 좁혔다. 닛케이는 향후 실적에 따라 시가총액에서도 인디텍스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유니클로 의존도, 엔저는 부담


다만 유니클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점은 과제라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인디텍스는 자라뿐 아니라 다른 계열 브랜드도 약 20%의 높은 이익률을 내고 있다. 반면 패스트리테일링의 저가 브랜드 GU는 지난 회계연도까지 영업이익률이 10%에 못 미쳤다. 최근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유니클로를 이을 두 번째 성장축으로 자리 잡지는 못했다. 중간 가격대 브랜드를 운영하는 글로벌 브랜드 사업도 지난 회계연도 적자를 냈다.

엔화 약세도 일본 사업에 부담 요인이다. 해외에서 생산한 제품을 들여오는 비중이 커 엔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조달 원가가 오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오카자키 다케시 패스트리테일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환헤지를 계속하고 있지만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다. 가을·겨울 일부 상품은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며 전체 상품의 평균 인상률이 4%에 조금 못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장기적으로 매출 10조 엔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와노 쇼 골드만삭스증권 투자조사부장은 "유니클로가 기본 의류를 중심으로 하는 사업이어서 일시적인 유행에 그칠 가능성이 작다"며 "유럽과 미국에서도 업계 선두로 올라설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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