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AI·산업전환에 따른 구체적인 고용 영향 규모나 소요 예산은 아직 제시하지 못해 정책의 구체성은 향후 과제로 남았다.
◆'한국형 AI 노출지수' 개발…일자리 변화 실시간 감지
고용노동부는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의 '산업전환 고용안정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AI 전환(AX)과 녹색 전환(GX)에 따른 일자리 대체·재편에 대비해 고용시장 변화를 상시 감지하고 직업훈련과 고용안전망을 연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27년 한국 노동시장과 직무 특성을 반영한 '한국형 AI 노출지수(K-AIOE)'를 개발한다. 현재 해외 지수를 국내 직업분류에 적용하는 방식으로는 직무별 실제 업무 차이를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AI 노출도가 높은 직무는 '한국형 카나리아 대시보드'를 통해 추적한다. 산업·연령별 고용 변화를 실시간으로 살펴 이상 신호가 나타나면 조기경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업종·지역별 전환 동향과 인력 수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산업전환 일자리 지도'도 발간한다.
청년층은 주요 대응 대상으로 꼽힌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감소한 15~29세 청년 일자리 21만1000개 가운데 98.6%가 AI 고노출 업종에 몰렸다. 자료 취합·분석 등 단순·반복 업무가 AI로 대체되면서 신입 채용이 줄고, 청년이 현장에서 숙련을 쌓는 '성장 사다리'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정부는 AI 확산이 곧바로 대규모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노동부 관계자는 "AI로 인한 인력 변화를 숫자로 얘기하는 것은 거짓말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일하는 방식과 직무 내용이 바뀐다는 점은 공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탄소중립 전환의 충격은 지역과 중장년층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석탄발전과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시멘트 등 고탄소 업종은 특정 지역에 몰려 있고 공정·설비에 특화된 숙련 인력 비중도 높다. 고탄소 업종의 50세 이상 종사자 비중은 47.8%로 저탄소 업종(41.8%)보다 6%포인트 높다.
◆AI 직업훈련 100만명 지원…전환 충격 지역 특별지구 지정
정부는 직업훈련을 전환 충격을 흡수하는 핵심 수단으로 삼는다. 2026년부터 2030년까지 100만명 이상에게 AI 직업훈련을 지원하고 AI와 녹색기술을 결합한 융복합 훈련과정을 확대한다. 기존 국가기술자격에 AX·GX 훈련 이수 내용을 반영하는 '플러스 자격' 제도도 도입한다.
산업전환 충격이 집중되는 지역은 '정의로운 전환 특별지구'로 선제 지정한다. 특별지구에는 고용안정과 신산업 육성, 행·재정 지원이 패키지로 제공된다. 중장년 재취업지원서비스 의무 사업장도 올해 1000인 이상에서 내년 500인 이상, 2029년 300인 이상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구체적인 사업별 예산 규모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확정된 이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은 재정당국 심의 중"이라며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되고 연말 예산이 확정되는 단계에서 사업별 규모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기본계획을 고정된 5개년 계획이 아니라 매년 수정하는 '롤링 플랜'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번 계획은 노사정이 어떤 원칙과 방향으로 산업전환 고용안정에 대응할지 제시한 출발점"이라며 "매년 시장 변화에 맞는 세부 계획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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