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중학교가 신입생 학부모의 직업과 연락처뿐 아니라 차량 브랜드, 번호판, 구매 가격 등 사적 정보를 수집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중국 뉴스위크 보도를 인용해 산둥성 둥잉시 둥잉 제1중학교가 신입생 입학 정보 수집 과정에서 학부모의 직장, 직위, 차량 브랜드, 번호판, 구매 가격 등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양식에는 학생 부모의 이름, 직장, 직위, 휴대전화 번호를 기재하도록 하는 항목이 포함됐다. 특히 학부모가 타는 차량 관련 정보까지 요구했다. 학생들은 부모의 차량 브랜드, 차량 번호판, 차량 구매 가격 등을 적어야 했다.
학교 측은 차량 정보 기입란에 "해당 정보는 학교 내부 용도로만 사용된다. 학부모는 안심하고 정보를 작성해 달라"는 문구도 덧붙였다. 하지만 해당 양식이 온라인에 공유되면서 개인정보 침해 논란이 확산됐다.
중국 누리꾼은 학교가 학부모의 경제적 배경을 파악하려 한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한 누리꾼은 "교사들이 학생 부모의 배경에 따라 학생을 다르게 대한다는 뜻이냐. 그렇지 않다면 왜 이런 정보를 수집하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내가 실업자라고 쓰면 우리 아이는 교실 맨 뒷줄에 앉게 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일부는 "교사가 인간 영혼의 설계자라는 사명을 잊은 것 같다"며 학교 측을 강하게 비난했다.
논란이 커지자 둥잉시 교육국은 성명을 내고 해당 사안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교육 당국은 학교에 관련 정보 수집을 즉시 중단하고, 이미 수집한 정보도 모두 삭제하라고 명령했다.
둥잉시 교육국은 "이번 일을 교훈으로 삼겠다"며 "시내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유사한 활동이 있었는지 점검하고, 학생과 학부모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과거 이 학교를 졸업했다는 누리꾼은 자신도 입학 당시 비슷한 정보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현지 언론에 밝혔다. 그는 당시 학교가 차량 정보 수집 이유를 교내 안전과 관련된 조치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학교 관계자도 학생들이 차량 번호판을 제출하면 학부모가 자녀를 데리러 올 때 해당 차량이 학교 주변에 주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차량 구매 가격은 저소득층 학생의 재정 지원 신청 자격을 판단할 때 참고하기 위한 자료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설명에도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차량 번호판이나 구매 가격이 교내 안전 관리와 직접적으로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 불분명하고, 경제적 배경을 학교가 과도하게 들여다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중국 학교의 학생·학부모 개인정보 수집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후베이성의 한 초등학교가 학생들에게 부모 직업과 근무 환경을 묻는 설문지를 작성하게 해 논란이 됐다. 당시 설문에는 부모의 작업 환경이 덥거나 시끄러운지, 냄새가 나는지, 하루 몇 시간 일하는지 등을 묻는 문항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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