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李, 나토 정상회의 참석…'드론 강국' 우크라와 협력 기회

우크라이나군 드론 부대 병사들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모처에서 드론을 조종해 러시아군 전선을 정찰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 드론 부대 병사들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모처에서 드론을 조종해 러시아군 전선을 정찰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지난달 우리 공군이 처음으로 군집 드론 격추 훈련을 공개한 것을 두고 우크라이나의 한 군사 전문매체가 "실전과는 거리가 먼 쇼"라고 혹평한 것이 화제가 됐다. 느린 속도로 밀집 비행하는 드론 50대를 상대로 분당 수천 발의 벌컨포 사격을 가했음에도 모든 표적을 격추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제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수백 달러짜리 FPV(1인칭 시점) 드론을 막기 위해 수천~수만 달러의 탄약을 소모하는 방식은 현대전에서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세계 5위권의 군사 강국으로 평가받고 있는 우리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평가다. 우리 군은 해당 훈련이 실전 재현이 아니라 기존 무기체계가 드론 군집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첫 실사격 시험이었다고 설명했다. 일리가 있는 해명이다. 새로운 위협에 기존 전력을 적용해보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의 드론 기술력과 전력이 다른 선도국들에 비해 상당히 뒤처졌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번 지적을 마냥 흘려들을 수도 없다. 4년 반 가까이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수많은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드론전의 중심 국가로 떠올랐다. 우크라이나는 전반적인 전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드론전을 통해 러시아를 곤경으로 몰아넣으며 현대전에서 드론의 가치를 몸소 증명하고 있다.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방산전시회 '유로사토리'에서도 우크라이나는 실전에서 검증된 드론 기술로 큰 관심을 받았다. 우크라이나는 드론의 AI 기반 군집 운용, 전자전 환경에서의 생존 전술, 저비용 소모성 드론의 생산 체계까지 갖춘 명실상부한 드론 강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바로 이 점에서 우크라이나는 한국이 반드시 협력해야 할 파트너이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드론 운용 노하우를 축적한 '살아 있는 교과서'다. 반면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와 AI, 통신, 배터리, 정밀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가진 실전 경험과 한국의 산업 기반이 결합한다면 양국 모두에게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북한과 러시아가 이미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드론전에서 협력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상황에서 우리가 우크라이나와 협력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마침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주 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튀르키예로 떠났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번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의는 한국과 우크라이나가 드론 협력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한국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세계적인 군사 강국 및 방산 강국으로 성장한 경험을 갖고 있고,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와의 전쟁을 통해 차세대 전장 경험과 기술을 축적하며 미래 방산 강국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협력의 기반을 마련한다면 양국은 미래 방산 시장에서도 중요한 동반자가 될 수 있다.

오늘 새벽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에서 한화오션이 독일 TKMS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K-방산도 NATO 국가들이 형성한 오랜 협력 네트워크와 정치·외교적 장벽을 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 사례다. 우리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방산 강국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외교적 노력과 함께 드론과 같이 차세대 전장에 걸맞는 방산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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