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통화했다”며 “재검토를 요청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발로건의 반칙에 대해 “파울이 아니었다. 전속력으로 달리던 두 선수가 우연히 부딪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내가 뭘 하라고 말한 것은 아니다. 결정은 FIFA 내부 위원회가 내렸다”고 강조했다.
발로건은 지난 2일 미국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상대 선수의 발목을 밟아 레드카드를 받았다. 당초 그는 이 퇴장으로 6일 벨기에와의 16강전에 뛸 수 없었다. 하지만 FIFA는 징계위원회 판단을 근거로 유예 방침을 미국축구협회에 알렸다. 레드카드 기록은 유지됐지만, 벨기에전 출장 제한은 풀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통화와 미국 행정부 차원의 대응 속에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백악관 월드컵 태스크포스(TF) 책임자인 앤드루 줄리아니 등은 경기 직후 대책을 논의했다. 이들은 발로건의 결장이 미국 대표팀의 8강 진출 가능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대응 필요성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FIFA가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UEFA는 “퇴장에 따른 최소 1경기 자동 출전정지는 재량으로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번 조치를 “전례 없고 이해할 수 없으며 정당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규칙이 적용돼야 축구가 신뢰를 얻을 수 있는데, 이번 일이 그 원칙을 흔들었다는 주장이다.
벨기에왕립축구협회도 FIFA가 충분한 설명 없이 절차를 밀어붙였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결정문과 절차 안내를 요구했지만, FIFA가 이를 항소로 간주한 뒤 짧은 시간 안에 마무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벨기에 측은 공정한 경쟁과 축구 전체의 이익을 위해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파장은 미국 내부로도 번지고 있다. 외신들은 일부 스포츠 평론가와 정치권 인사들이 발로건이 출전한 상황에서 미국이 벨기에를 꺾더라도 승리에 ‘정치 개입’ 꼬리표가 붙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미국 대표팀이 실력으로 이기더라도 대회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안은 인판티노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가까운 관계로도 번지고 있다. 인판티노 회장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공식 행사와 외교 무대에 여러 차례 모습을 드러냈고, FIFA평화상을 신설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여하면서 축구 행정에 정치가 개입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발로건 징계 유예까지 겹치면서 FIFA의 독립성과 월드컵 신뢰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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