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정의 여행 in] 한중일 보양食캉스 한여름밤 실내야장 주말엔 '인천 야호~'

  • 구도심서 영종도 리조트까지 50분

  • 일식 장어구이·닭전골로 원기 충전

  • 실내 야장서 전국 먹거리 즐기고

  • 초고화질 미디어아트쇼도 감상

  • 북경오리 세트로 해장하며 마무리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인천 영종구 인스파이어 오로라에서 오로라 마켓이 운영된다 사진인스파이어
매주 토요일 밤 인천 영종구 인스파이어 오로라에서 '오로라 마켓'이 운영된다. 성수기인 7월 31일부터 8월 15일까지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운영된다.  [사진=인스파이어]

비가 시원하게 쏟아질 것이라는 기상청의 호기로운 예보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대신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히는 후텁지근한 열기와 끈적한 습도가 온몸에 들러붙는다. 차라리 장대비라도 쏟아지면 속이 풀리련만, 야속하게도 마른하늘은 가마솥더위만 푹푹 쪄낼 뿐이다. 불쾌지수가 임계점에 다다르는 주말, 멀리 떠나자니 꽉 막힌 도로 위에서 허비할 시간과 스트레스가 먼저 앞서 선뜻 행장을 꾸리기조차 겁이 난다.

탈출구를 찾아 궁리하던 차, 문득 한 곳이 뇌리를 스친다. 바로 영종구(인천)다. 원래 인천 시민들의 지역 자부심이 어디 보통인가. “굳이 비행기 표 끊고 멀리 나갈 필요가 있나? 우리 동네에 세계적 수준의 명소가 버티고 있는데”라는 근거 있는 자신감이 본능적으로 발동한 것이다.

막강한 위용을 자랑하는 거대한 도시 인천답게, 구도심에서 출발해 영종대교를 건너 리조트에 닿기까지는 족히 50분은 걸리는 여정이다. 하지만 타 지역 사람들이 큰맘 먹고 먼 길을 찾아올 때, 인천 시민은 그저 주말 드라이브 삼아 가볍게 운전대를 잡으면 그만이다.

이달 1일 자로 당당히 출범한 ‘영종구’의 글로벌 랜드마크,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로 향했다. 동네 마실 나오듯 편하게 오가는 특권은 오직 인천 사람만이 누리는 은근한 특권이자 자부심의 원천이다. “인천 야호~”를 외치며 숨 막히는 무더위를 피해 오직 잘 먹고 잘 쉬겠다는 일념 하나로 발걸음을 옮겨, 외부의 열기를 완벽하게 차단한 실내에서 한·중·일 삼국의 보양식을 섭렵하는 ‘식(食)캉스’를 시작한다. 
 
일식당 ‘미나기’는 여름 제철 생선과 채소를 십분 활용해 보양식 프로모션 6코스를 판매 중이다 사진기수정 기자
일식당 ‘미나기’는 여름 제철 생선과 채소를 십분 활용해 보양식 프로모션 6코스를 판매 중이다. [사진=기수정 기자]

◆바다·육지 넘나드는 '보양식의 정수'

방문한 날은 가뜩이나 주말인 데다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글로벌 아이돌 그룹 앤팀(&TEAM)의 콘서트가 열려 리조트 전역이 전 세계에서 몰려든 팬들로 인산인해다. 그야말로 도떼기시장을 방불케 하는 인파지만, 짜증보다는 축제 전야 같은 묘한 활기가 리조트 전체에 감돌아 오히려 흥이 돋는다.

객실에 짐을 풀고 숨을 고르기도 잠시, 이내 입맛이 먼저 마중을 나간다. 일본 컨템포러리 레스토랑 ‘미나기’에서 삼국 미식 로드의 첫발을 떼본다. 이곳은 여름 제철 생선과 채소를 십분 활용한 보양식 프로모션 6코스를 내놨는데, 신선함과 원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리는 데 집중한 모양새다.

일본식 스프인 ‘초당옥수수 & 가지 스리나가시(일본식 스프)’로 시작해 계절 사시미, 민물장어 구이인 ‘우나기 가바야키’, 일본식 닭 전골 ‘토리나베’, 스시, 멜론이 차례로 상에 오른다. 첫 타자인 초당옥수수의 달콤함이 에어컨 바람에 깜짝 놀란 속을 부드럽게 달래고, 이어 등장한 여름 생선은 마치 기름칠을 한 듯 고소한 풍미와 단단한 식감으로 혀끝을 감싼다.

이 코스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미나기의 자랑인 우나기 카바야키다. 달콤 짭조름한 특제 타레 소스를 입혀 구워낸 장어구이는 입에 넣자마자 부드럽게 녹아내리며 깊은 풍미를 터뜨린다. 이어지는 토리나베의 담백하고 깊은 육수는 차가운 음료만 찾아 탈이 나기 쉬운 여름철 위장을 따뜻하게 다독이는 훌륭한 마무리 투수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정교하게 짜인 일식 코스는 몸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완벽하게 원기를 충전해 준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밤 8시부터 자정까지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거리 오로라에서는 ‘오로라 나이트 마켓’이 펼쳐진다 사진기수정 기자
매주 토요일 밤 8시부터 자정까지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거리 오로라에서는 ‘오로라 나이트 마켓’이 펼쳐진다. 성수기인 7월 31일부터 8월 15일까지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운영된다. [사진=기수정 기자]

◆화려한 미디어아트와 K-푸드의 만남

배를 든든히 채운 후 식당 밖으로 나오니 화려한 불빛과 신나는 음악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도저히 곧장 객실로 직행할 수 없게 만드는 유혹,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거리 ‘오로라 나이트 마켓’이 눈앞에 펼쳐진 덕분이다.

세상에서 가장 쾌적한 ‘실내 야장’, 그야말로 성황이다. 머리 위로 펼쳐지는 압도적인 초고화질 미디어아트 쇼 아래에서 화려한 라이브 무대가 펼쳐지고, 방문객들은 음악에 맞춰 열광한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지역 명물 먹거리 부스를 한데 모아놓은 K-푸드 야장에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길게 줄을 늘어섰다.

우리 가족도 빠질 수 없다. 시원한 아이스크림과 겉바속촉의 정석인 닭강정, 꼬치와 음료 등을 두 손에 가득 들고 토요일 밤을 만끽한다.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야장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고스란히 소비하는 경험은 오직 지금 이 시기,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호사다.
 
중식당 홍반 북경오리 사진기수정 기자
중식당 홍반 북경오리 [사진=기수정 기자]

◆중국 보양식의 극치 '북경오리'

삼국 보양의 마지막 단추는 중식으로 끼운다.

퇴실 전, 정통 중식의 깊은 맛을 세련되게 풀어내는 중식 레스토랑 ‘홍반’으로 향한다. 여름철 중식 보양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메뉴는 단연 북경오리(베이징덕) 세트다. 코스 전반의 음식 간 밸런스가 대단히 정교해 먹는 즐거움을 더한다.

새콤한 ‘흑식초 목이버섯 무침’의 특유의 산미와 꼬들꼬들한 식감이 달아났던 입맛을 단번에 잡아채면, ‘광동식 닭고기 대추탕’이 배턴을 이어받는다. 깊고 은은하게 우려낸 국물이 몸속을 뜨끈하게 데워주며 제대로 된 보양의 기운을 불어넣는다.

메인 요리인 북경오리는 전통 방식 그대로 구워내 본연의 맛을 극대화했다. 파삭하게 부서지는 껍질을 설탕에 살짝 찍어 고소함을 음미한 뒤, 촉촉한 살코기를 얇은 야병에 파채, 오이, 특제 소스를 얹어 싸 먹는다. 기름진 고기와 아삭한 채소의 만남은 그야말로 완벽한 조화다.

이어 나오는 오리볶음은 아삭한 양상추에 싸 먹도록 내어지는데, 그 청량함이 기름진 맛을 싹 잡아준다. 마치 한국의 맑은 무국을 연상케 하는 ‘광동식 쇠고기 무 찜’은 고기와 무의 달큰함이 깊게 배어들어 전날의 유흥을 완벽하게 해장해 준다.
 
뷔페 레스토랑 ‘셰프스 키친’에서 무더운 여름철 입맛을 돋우는 다양한 메뉴를 만날 수 있다 사진인스파이어
뷔페 레스토랑 ‘셰프스 키친’에서 무더운 여름철 입맛을 돋우는 다양한 메뉴를 만날 수 있다. [사진=인스파이어]

◆다채로운 미식 선택지도 가득

만약 가족들의 입맛이 제각각이라면 뷔페 레스토랑 ‘셰프스 키친’도 좋은 대안이다. 더위를 날리는 ‘태국식 똠양 쌀국수’와 ‘중국식 냉면’을 비롯해 ‘초당옥수수 국수’, ‘전라도식 하지감자와 가오리찜’ 등 전국 팔도의 여름 제철 음식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조금 더 친숙한 맛을 원한다면 한식 레스토랑 ‘하이파이 코리안 소울 푸드’에서 해산물 보쌈 세트와 살얼음 동동 뜬 초계국수, 수박화채로 깔끔하게 마침표를 찍어도 좋다.

올여름 초복, 중복, 말복이 제법 남았지만 그전에 제대로 된 ‘한·중·일 삼국 보양’을 끝낸 것 같아 흡족하기 이를 데 없다.

인천 시민으로서 다시 한번 은근한 자부심이 차오른다. 타 지역 사람들이 이곳을 찾기 위해 도로 위에서 버리는 시간과 수고를 생각하면, 구도심에서 출발해 영종대교를 건너는 50분 남짓한 시간이야말로 인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가장 가성비 좋은 특권이 아닐까.

여름철 기온이 치솟고 숨 막히는 무더위가 이어질수록, 역설적으로 인스파이어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한다. 날카로운 무더위가 차단된 거대한 실내 세계 안에서, 최고급 미식으로 몸을 채우고 다채로운 볼거리로 눈을 채우는 시간. 이번 여름, 제대로 된 휴식과 확실한 기력 보충을 원한다면 영종도로 향하는 길에 그 정답이 있다. 멀리 갈 필요 없이 인천 안에서 먹고, 즐기고, 치유받는 완벽한 식캉스의 신세계가 바로 여기에 열려 있다.
 
컨템포러리 일식 레스토랑 ‘미나기’의 여름 디너 메뉴 사진인스파이어
컨템포러리 일식 레스토랑 ‘미나기’의 여름 디너 메뉴 [사진=인스파이어]
중식 레스토랑 ‘홍반’의 여름 보양 2인 세트 사진인스파이어
중식 레스토랑 ‘홍반’의 여름 보양 2인 세트 [사진=인스파이어]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거리 오로라에서 운영 하는 ‘오로라 나이트 마켓’ 전경 사진기수정 기자
매주 토요일,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거리 '오로라'에서 운영 하는 ‘오로라 나이트 마켓’ 전경. 성수기인 7월 31일부터 8월 15일까지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운영된다. [사진=기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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