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프리미엄 케이크라더니 중국산 계란을?"…현대백화점 '베즐리' 원재료 알고보니

  • 베즐리 케이크·파운드 제품에 중국산 전란액 사용

  • 현대그린푸드, 베즐리 '프리미엄 베이커리'로 홍보

현대백화점 신촌점에서 판매 중인 ‘망고 망고 프리지에미니’ 제품 원재료명에 중국산 계란으로 만든 전란액이 사용됐다고 표기돼 있다 사진조재형 기자
현대백화점 신촌점에서 판매 중인 ‘망고 망고 프리지에(미니)’ 제품. 원재료명에 중국산 계란으로 만든 전란액이 사용됐다고 표기돼 있다. [사진=조재형 기자]

현대백화점 식품관에 입점한 프리미엄 베이커리 ‘베즐리’의 다수 제품에 중국산 계란으로 만든 전란액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가 직접 운영하며 고급 이미지를 내세운 브랜드인 만큼 프리미엄 제품에 중국산 원료를 사용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백화점 신촌점 지하 1층 베즐리 매장에서 판매 중인 케이크와 컵케이크 등 10종, 파운드 선물세트 2종에 중국산 계란을 원료로 한 전란액이 사용됐다.

전란액은 계란 껍데기를 제거한 뒤 흰자와 노른자를 액상 형태로 가공한 알가공품으로, 제과·제빵업계에서는 생산 효율과 품질의 균일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한다. 베즐리 제품의 경우 중국산 계란을 가공한 전란액 형태로 빵류 제조에 투입된 것이다.
 
매장 케이크 중 가장 높은 가격인 4만2000원에 판매되는 ‘망고 망고 프리지에(미니)’에는 중국산 전란액과 미국산 밀가루로 만든 박력분, 독일산 가공유크림, 프랑스산 망고퓨레 등이 들어갔다. 3만7000원짜리 ‘망고 딸기 레이어’에도 태국산 망고와 국산 딸기 외에 중국산 전란액과 미국산 밀가루로 만든 빵류가 사용됐다. 딸기 가공 원료인 딸기다이스드(건조·가공 조각 딸기) 역시 중국산이었다.

3만5000원에 판매되는 ‘딸기 레이어(미니)’도 국산 딸기와 독일산 가공유크림을 사용했지만 케이크 시트에 해당하는 빵류에는 중국산 전란액과 미국산 밀가루가 사용됐다. 여기에 중국산 딸기다이스드도 포함됐다.
 
각각 3만원인 ‘딸기 돔(미니)’, ‘무설탕 우유크림으로 만든 케이크’, ‘멜론 케익(미니)’, ‘블루밍 로즈(미니)’, ‘키리쉬(미니)’에도 중국산 전란액과 미국산 밀가루로 만든 빵류가 공통으로 사용됐다. 작은 크기에 1개당 1만2500원에 달하는 컵케이크에도 중국산 전란액이 쓰였다. ‘블루베리 컵케익’에는 중국산 전란액, 중국산 블루베리 리플잼 등이 들어갔다.

파운드 제품으로 구성된 선물세트도 예외는 아니었다. 미니파운드와 미니호두파운드로 구성된 1만7600원짜리 ‘베즐리 선물세트1’과 여기에 쿠키 5개를 더한 2만7600원짜리 ‘베즐리 선물세트2’의 파운드 제품에는 중국산 전란액과 미국산 밀가루, 뉴질랜드산 가공버터가 사용됐다.

중국산 전란액 사용은 신촌점에만 국한된 사례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베즐리 전 지점에서 판매하는 케이크 제품에도 중국산 계란으로 만든 전란액이 사용되고 있다고 현대그린푸드 측은 설명했다.
 
미니파운드와 미니호두파운드로 구성된 1만7600원짜리 ‘베즐리 선물세트1’과 여기에 쿠키 5개를 더한 2만7600원짜리 ‘베즐리 선물세트2’사진조재형 기자
미니파운드와 미니호두파운드, 쿠키 5개로 구성된 ‘베즐리 선물세트2’가 현대백화점 신촌점 지하 1층 베즐리 매장에 전시돼 있다. 원재료명에 중국산 계란으로 만든 전란액이 사용됐다고 표기돼 있다. [사진=조재형 기자]

문제는 중국산 원료 사용 자체보다 베즐리가 그간 내세운 브랜드 정체성과 실제 원재료 구성 사이의 간극이다. 베즐리는 현대그린푸드가 운영하는 베이커리 브랜드로, 현대그린푸드는 공식 자료 등을 통해 베즐리를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로 소개해 왔다. 

베즐리 매장 근처에서 만난 한 소비자는 “요즘 동네 개인 빵집이나 저가형 프랜차이즈도 국산 무항생제 계란과 100% 우유 생크림을 쓴다고 홍보한다”며 “손바닥만 한 4만원짜리 케이크에 중국산 액상 계란이 들어갔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주요 점포의 지하 식품관에서 판매되고, 일반 동네 빵집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품질을 기대하는 소비자들의 인식과 괴리가 있다는 말이다. 특히 계란은 케이크 시트와 파운드의 맛과 식감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주요 원료로, 소비자의 구매 판단에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식품관에서 판매되는 프리미엄 제품의 경우 일반 제품보다 원재료와 제조 방식에 대한 소비자 기대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산 전란액을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제품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해당 제품의 표시사항에도 원산지가 기재돼 있어 원산지를 감췄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베즐리의 경우 국산 계란의 안정적인 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국산과 수입산 계란을 혼용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산의 경우에도 유가공 기술이 뛰어난 덴마크 기업이 투자해 만든 (중국)공장에서 덴마크 기술로 가공한 제품을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친 후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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