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른 '용평화수' 반도체벨트…토허제 변수에 시장도 눈치보기

  • 단기 급등 후 상승 탄력 다소 둔화

  • 규제 영향권 진입에 관망세 유입

  • 경기 남부권 규제 우려 속 수요 위축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에 위치한 공인중개사무소 사진홍승우 기자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에 위치한 공인중개사무소. [사진=홍승우 기자]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새 성장축으로 떠오른 ‘용평화수’ 반도체벨트가 규제 변수 앞에서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용인·평택·화성·수원을 잇는 경기 남부권은 반도체 투자와 직주근접 수요, 광역교통망 호재가 맞물리며 강세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단기 급등 피로감과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가능성이 함께 거론되며 시장도 눈치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28일 한국부동산원의 6월 넷째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화성 동탄구 아파트 값은 올해 들어 11.38% 올랐다. 용평화수 권역 내에서도 가장 높은 누적 상승률이다. 주간 상승률도 1.65%로 경기 전체 상승률 0.19%를 크게 웃돌았다. 다만 직전 주 2.22%보다는 상승 폭이 낮아졌다. 누적 상승률은 여전히 압도적이지만 단기 급등 이후 상승 탄력은 다소 둔화되는 흐름이다.

동탄은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 당시 직접 규제권에서 벗어나면서 풍선효과를 누린 대표 지역으로 꼽힌다. 당시 정부는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을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투기과열지구와 같은 지역의 아파트 거래에 토지거래허가제를 적용했다. 경기에서는 과천, 광명, 성남 분당·수정·중원구, 수원 영통·장안·팔달구, 안양 동안구, 용인 수지구, 의왕, 하남 등이 규제 영향권에 들어갔다.

반면 화성 동탄구와 용인 기흥구 등은 직접 규제지역에서 빠졌다. 대출과 세제, 거래 요건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지역에 반도체 호재까지 겹치면서 매수세가 집중된 배경이다. 규제지역으로 묶인 수원 영통구와 용인 수지구 등은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된 반면 비규제지역인 동탄과 기흥에는 투자수요까지 일부 유입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반도체 산업 종사자들의 출퇴근 수요와 10억원 이하 아파트 밀집 지역의 매수세가 맞물리면서 기흥구·병점구 등 연관 지역의 가격 상승 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통계상 상승세와 시장 체감 분위기에는 차이가 있다. 주간 가격지수는 기존 계약과 신고가격이 반영되는 시차가 있는 만큼 최근 현장에서 감지되는 관망세가 즉각 반영되기 어렵다. 실제 중개업계에서는 단기간 가격이 급등한 동탄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자들이 신고가를 곧바로 따라붙기보다 가격과 규제 가능성을 함께 따져보는 분위기가 강해졌다는 말이 나온다.

비규제 프리미엄은 이제 추가 규제의 명분으로도 거론된다. 동탄구가 단기간 전국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시장에서는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지정은 물론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다만 실제 규제 여부는 가격 상승률뿐 아니라 거래량, 투기성 수요, 주변 지역 확산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용인도 권역별로 온도차가 크다. 수지구는 이미 규제 영향권에 들어갔지만 올해 누계 상승률은 9.45%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흥구도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와 직주근접 수요를 바탕으로 올해 6.21% 올랐다. 반면 처인구는 반도체클러스터라는 대형 호재를 안고 있지만 생활 인프라와 교통 여건이 아직 완전히 갖춰지지 않아 올해 누계 상승률이 1.65%에 그쳤다.

수원 영통구도 반도체벨트 내 핵심 주거지로 꼽히지만 이미 규제 부담이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본사와 연구개발 기능을 기반으로 한 직주근접 수요는 여전하지만 투기과열지구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거래 요건이 까다로워진 점은 매수세 확산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영통구의 올해 누계 상승률은 6.15%로 집계됐다.

평택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라는 확실한 산업 기반을 갖췄지만 고덕국제신도시와 브레인시티 등 공급 변수가 함께 작용하고 있다. 반도체 배후 수요는 유효하지만 대규모 개발·공급 물량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매매시장 회복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다. 올해 누계 매매가격도 2.49% 하락해 동탄·기흥·수지와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 남부권 강세가 반도체 경기 활황 기대감과 배후 주거 수요에서 비롯됐지만 규제 우려가 커질수록 수요 이동과 거래 위축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규제지역 지정으로 대출과 세금 규제가 강화되고 갭투자 수요가 줄면 일정 부분 수요 둔화와 가격 안정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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