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사고 10건 중 9건은 '안전수칙 미준수'...정부 예방대책 강화

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최근 사업장 화학사고가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인명피해 사고 10건 중 9건은 현장에서 기본 안전수칙이 지켜지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사고 원인 분석 결과를 토대로 정전기 관리와 보호장구 착용, 단기노동자 교육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예방대책을 이달 말부터 시행한다.

24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공개한 최근 3년간 화학사고 현황에 따르면 사업장에서 발생한 화학사고는 총 354건이다. 이 가운데 180건에서 사망 또는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전체 사상자는 293명에 달했다.

특히 사고 건수는 2023년 104건에서 지난해 136건으로 증가했다. 사상자 수도 같은 기간 67명에서 149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정부는 사고 발생 원인 분석 결과 인명피해 사고의 대부분이 현장의 기본 안전수칙 미준수와 관련된 것으로 파악했다. 실제 인명피해 사고 180건 가운데 159건(88.3%)이 인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적요인 사고 159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는 모두 262명이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17명, 부상자는 245명으로 집계됐다.

주요 원인으로는 점화원 관리 소홀과 보호장구 미착용, 단기노동자 안전교육 부족 등이 꼽혔다.

점화원 관리 소홀로 인한 화재·폭발 사고는 39건 발생했다. 인화성 물질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정전기나 불꽃 등 점화원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서 사고로 이어진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또 보호장구 미착용으로 인한 화상·중독 사고는 44건으로 나타났다. 밀폐공간이나 위험공정에서 호흡보호구와 안전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아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되는 경우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장 정보와 작업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단기노동자 사고도 17건 발생했다. 정부는 단기노동자의 경우 작업 장소가 자주 바뀌고 업무 투입 전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사고 위험이 높다고 분석했다.

기후부는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울산·여수·서산 등 주요 산업단지 입주기업 안전관리자를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해 현장 적용이 가능한 예방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폭발 및 인화성 사고 예방을 위해 정전기 관리체계를 강화한다. 접지와 본딩 등 정전기 예방조치를 법정 자체점검 항목에 포함해 주 1회 점검하도록 하고 작업 전 방전패드 등을 활용해 작업자 몸에 축적된 정전기를 제거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보호장구 착용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추진된다. 위험공정과 밀폐공간 진입구역을 화학안전구역으로 지정하고 출입구에 음성안내 장치를 설치해 안전수칙과 보호장구 착용 필요성을 반복적으로 안내할 계획이다.

단기노동자 교육 방식도 바뀐다. 기존 온라인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실제 작업 현장에서 이뤄지는 사전 교육을 확대해 취급물질 특성과 공정별 위험요인, 사고사례, 비상조치 방법 등을 직접 안내하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고위험 사업장에 대한 관계기관 합동점검을 확대하고 매월 넷째 주 수요일을 '화학안전점검의 날'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사업장의 자율적인 안전관리 역량을 높이고 사고 예방 체계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조현수 기후부 환경보건국장은 "화학사고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기본 안전수칙이 철저히 지켜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전기 방지와 보호장구 착용, 작업 전 교육 등 현장 중심 예방대책을 적극 추진해 노동자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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