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기본·원칙·상식] K-뷰티 질주, 이제 '유행' 넘어 국가 전략산업으로 키워야

올리브영의 첫 미국 매장인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점 내부 모습 사진CJ올리브영
올리브영의 첫 미국 매장인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점 내부 모습. [사진=CJ올리브영]

한류의 힘이 세계 곳곳으로 뻗어가면서 한국 소비재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단연 화장품이다. K-뷰티는 더 이상 한때의 유행이나 문화 현상이 아니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기술력과 브랜드 경쟁력을 입증하는 새로운 수출 주력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올해 5월 화장품 수출은 11억8000만 달러로 역대 5월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1∼5월 누적 수출액도 56억 달러를 넘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특히 화장품은 오랫동안 국내 소비재 수출의 맏형 역할을 해온 농수산식품을 제치고 수출 1위 품목으로 올라섰다. 이는 한국 경제가 반도체와 자동차 중심의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 소비재와 문화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목할 점은 수출 시장의 변화다. 과거 K-뷰티는 중국 시장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다. 중국 소비자들의 선호에 힘입어 급성장했지만 동시에 중국 시장 변화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리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수출이 급증하며 시장 다변화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수출은 40% 이상 증가했고 영국과 네덜란드, 독일 등 유럽 국가에서는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멕시코에서도 전년 대비 116%의 성장을 거뒀다.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시장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다. 

K-뷰티의 성공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뛰어난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 빠른 제품 개발 능력, 그리고 K-팝과 K-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한류의 확산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여기에 중소·중견 화장품 기업들의 끊임없는 혁신과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글로벌 마케팅 전략도 큰 역할을 했다. 과거에는 해외 브랜드를 따라가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세계 시장이 한국 화장품 트렌드를 따라가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지금의 성과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세계 시장은 언제든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 이미 중국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추격에 나서고 있으며 글로벌 대기업들도 K-뷰티의 성공 모델을 연구하고 있다. 오늘의 성공이 내일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최근 정부가 강조하듯 K-뷰티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바이오 기술, 디지털 헬스케어와 결합한 미래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피부 상태를 분석하는 AI 기술과 개인 맞춤형 화장품, 스마트 뷰티 디바이스 등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앞으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관광산업까지 연결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연구개발 지원 확대는 물론 해외 인증과 규제 대응 지원, 수출 금융 확대, 뷰티테크 스타트업 육성 등이 체계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특히 기업들이 요구하는 스마트 제조 인프라 확충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다. 규제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신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반도체와 자동차가 한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온 주역이었다면 K-뷰티는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주력 산업이 될 잠재력을 갖고 있다. K-뷰티가 일시적 유행에 그치지 않고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민간의 혁신과 정부의 지원이 함께 가야 한다. 대한민국이 만든 제품을 세계가 따라오는 시대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K-뷰티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려는 보다 치밀하고 일관된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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