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55.2원 출발…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최고

  • 외국인 20일 연속 순매도…당국 개입도 역부족

8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개장했다. 미 달러 강세와 중동 정세 불안, 외국인 자금 이탈이 겹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한층 커지는 모습이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30분 현재 1554.6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16.1원 오른 1555.2원에 출발했다. 개장가 기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6일(1590원) 이후 17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지난 5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5월 비농업 고용은 17만2000명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공습하면서 미국·이란 종전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되며 달러 수요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외국인 자금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0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이날 오전 9시 4분 기준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3421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증시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장중 8% 넘게 하락하며 7500선 아래로 밀려났고, 코스닥 역시 1000선을 하회했다.

외환당국은 전날 긴급회의를 열고 환율 쏠림 현상에 대한 대응 의지를 재확인했지만 시장에서는 달러 강세 압력이 당국 개입 효과를 압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예정에 없던 긴급회의를 열고 환율 불안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한은과 금감원은 외환시장 내 투기적 거래 동향을 집중 점검하고 필요시 엄정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환율 1600원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수출 기업들의 반기말 환전 의사결정도 지연될 수 있다"며 "다만 당국이 미세조정을 통해 환율 상승 속도를 억제할 경우 일부 고점 매도 물량이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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