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도니아 2026-K조선 미래를 묻다②] 임성환 KR 유럽본부장 "AI 시대에도 결국 답은 사람…민관 원팀으로 대응해야"

  • 중동전쟁·관세 리스크도 이제는 뉴노멀

  • 데이터·규제 대응 지원…KR 존재감 부각

  • "조선·해운·선급·정부 뭉쳐 원팀 대응해야"

사진이나경 기자
임성환 KR(한국선급) 유럽지역본부장 [사진=이나경 기자]
"인공지능(AI)이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배를 움직이는 것은 선원입니다. 기술에 사람이 종속되는 주객전도(主客顚倒)가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임성환 KR(한국선급) 유럽지역본부장은 5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세계 최대 해양박람회 '포시도니아 2026' 현장에서 본지와 만나 최근 글로벌 해운업계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 '사람'을 꼽았다.

임 본부장은 "그간 해운업계 화두가 탈탄소화와 디지털화였다면 이제는 그 기술을 활용할 사람에 대한 고민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선원부터 최고경영자까지 인재를 어떻게 확보하고 교육할 것인지가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포시도니아 현장에서도 AI와 자율운항, 디지털 기술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지만, 기술의 역할은 결국 사람을 돕는 데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리스 선주들과 만나보면 AI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지만, 기술에 사람이 종속돼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며 "혁신 기술도 결국 인간의 안전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돕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KR 역시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춰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 선박을 검사하고 인증하는 기관을 넘어 고객사가 강화되는 규제와 기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임 본부장은 "사람 중심의 해운 산업으로 전환된다는 것은 결국 복잡해지는 규제와 기술을 현장에서 실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중요해진다는 의미"라며 "KR은 고객사들이 안전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본부장은 올해 포시도니아의 변화로 강화된 환경 규제와 지정학적 리스크를 꼽았다. 그는 "유럽연합(EU) 탄소배출권 거래제(ETS)와 해운연료 규제(FuelEU Maritime) 시행으로 선사들의 비용 부담이 커진 데다 홍해 사태와 중동 긴장까지 겹치며 불확실성이 해운업계의 뉴노멀이 됐다"며 "이제는 보험료와 운임, 선원 안전, 물류 흐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 속에 KR은 탈탄소 전략 수립 플랫폼 'PILOT', 운항 효율 분석 플랫폼 'POWER', 환경규제 대응 플랫폼 'GEARs' 등을 운영하며 선사들의 규제 대응과 운항 최적화를 지원하고 있다.

임 본부장은 글로벌 조선·해운 시장 내 중국의 존재감이 위협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 역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의 경쟁력은 개별 기업이 아니라 정부와 금융, 해운산업이 하나의 생태계로 움직이는 데서 나온다"며 "우리도 조선·해운·기자재·선급·금융이 연결된 원팀 체계를 구축한다면 미래 시장에서 중국에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선박 기술에 대한 전망도 내놨다. 임 본부장은 "암모니아와 메탄올, 바이오연료, 수소, 원자력 등 다양한 연료가 공존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특히 SMR(소형모듈원전) 추진선의 경우 한국은 조선 기술과 원자력 기술을 모두 보유한 만큼 기술적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선박은 특정 국가가 아닌 전 세계를 운항하는 만큼 기술 개발보다 중요한 것은 국제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규제와 기준 마련"이라며 "상용화의 핵심 과제는 기술이 아닌 국제 규범 구축에 있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변화와 불확실성이 뉴노멀로 자리 잡은 지금 국내 해운·조선 산업 및 정부 기관과 똘똘 뭉치는 긴밀한 원팀(One-Team) 협력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KR도 현지 우수 해외 파트너들과의 전략적 연대 등을 통해 산업 간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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