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도면은 훔칠 수 있지만 개선을 위한 '매일의 노력(과정)'은 훔칠 수 없다.
(現 토요타 자동차 창립자, 도요다 기이치로)
단 1%의 낭비도 허용하지 않는 차. 일본에서 탄생한 글로벌 완성차 1위 '토요타'를 표현한 문장이다. 토요타의 모태는 직기 공장으로, 자동으로 실 끊김을 감지하는 직조기를 발명해 세계 섬유산업의 혁명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이 기법은 완제품 검수를 통해 불량을 걸러내는 게 아닌 애초에 불량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정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현재 AI(인공지능) 스마트 공정 개념의 시초이기도 하다.
토요타 자동차는 글로벌 판매 1위 완성차 기업으로 '일본 자동차는 절대 독일을 뛰어넘을 수 없다'던 편견을 깨고 하이브리드(HEV) 기술력으로 전 세계를 제패했다. 오늘날 토요타가 추앙받는 이유는 단순 자동차 기술력이 아닌 전 세계에 토요타식 생산 모델을 수출해 제조업의 기준이 되는 '내재 품질(Built-in Quality)' 개념을 뿌리내렸기 때문이다. '장인의 나라' 일본, 그 중에서도 "완벽한 품질은 검사가 아닌 공정에서 만들어진다"고 외치는 1등 기업 토요타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실패는 연구비일 뿐"...세계로 수출한 토요타 성공 'DNA'
토요타의 첫 회사명은 창업자 성씨를 딴 도요다(TOYODA)였지만 자동차 브랜드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길 원했던 도요다 기이치로의 뜻에 따라 발음하기 더 편리한 토요타로 변경했다. '일본의 에디슨'으로 불리던 그는 사업 초반 자동차 엔진 기술이 없어 미국 자동차를 수입해 모조리 뜯었다가 재조립하는 방식으로 설계를 익혔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실패가 이어졌지만 그는 "실패는 연구비일 뿐"이라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방직기 제작 기술의 노하우를 살린 토요타 최초의 양산 승용차 'AA형' 자동차는 사업부 출범 2년 만에 탄생했다. 이후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면서 토요타는 경영난에 빠지기도 했지만 한국 전쟁이 발발하면서 군용 트럭 생산으로 위기를 벗어났고, 이후 크라운, 코롤라, 다이나 등의 완성차를 개발하며 일본 내수시장 1위에 올랐다.
제조업의 기본인 '적시 생산(JUST IN TIME)' 시스템 개념을 처음 수립한 것도 토요타다. 토요타의 독특한 생산 시스템인 'TPS'는 제조 현장에서 낭비되는 요소를 철저히 제거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경영 철학으로 '필요한 것을,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 만든다'는 의미다. 낭비를 제거하고 어제보다 오늘 단 1%라도 나아가는 지속적인 품질 개선을 통해 일본 특유의 완벽주의를 구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 전 세계 제조 공장에서 사용하는 불량률 제로의 생산 혁신 기법으로 굳어졌다.
1989년에는 '일본은 절대 고급차를 만들 수 없다'던 서구의 편견을 깨기 위해 토요타의 상급 브랜드인 렉서스를 만들어 우수성을 증명하기도 했다. 100년 후에도 존속할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HEV) 기술 개발에 뛰어든 것도 토요타다. 전기차와 수소차는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다는 점을 감안해 엔진과 전기 모터를 동시에 사용하는 HEV를 선택해 세계 최초로 양산형 HEV '프리우스'를 내놨다. 토요타가 개발한 HEV 시스템은 모터를 두 개 달아 구동과 충전이 동시에 가능한 구조로, 대기 오염 가스 배출이 적고 연비도 매우 효율적이다. 프리우스는 2000년대 닥친 국제 유가 급등으로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세계 시장을 제패했다.
◆친환경은 옵션이 아니다...100년 앞선 기술력으로 글로벌 1위
토요타는 HEV를 별도의 모델이 아닌 캠리, 코롤라, 라브4 등 전 차종에 적용해 '친환경=옵션'이라는 공식을 깼다. 그 결과 2017년 2월 HEV 글로벌 누계 판매 대수 1000만 대를 돌파해 세계 1위에 올랐고, HEV기세를 이을 최초의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Mirai) 개발에도 성공했다.
토요타의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대비 4.6% 늘어난 1132만대로 2020년 이후 6년 연속 전 세계 판매량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판매량의 42%가 HEV 차량으로, 수소차·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 판매까지 합치면 연간 500만대 이상이다. 특히 미국, 유럽에서는 친환경차 판매 비중이 각각 47%, 77%로 시대를 앞서간 친환경 기술력이 회사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하이브리드 집중 전략에 비해 전기차 전환 대응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토요타는 2027년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던 렉서스 'LF-ZC' 개발을 전기차 수요 둔화를 원인으로 최근 중단했다. 2023년 일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해당 차는 기존 주행거리의 2배 이상인 1000km를 목표로 개발 중이었다. 차량 개발은 중단했지만 차세대 EV용 전고체 배터리와 알루미늄 부품을 일체 성형하는 '기가캐스트' 등 첨단 기술 개발은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중동 전쟁 변수로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HEV에 강점이 있는 토요타·렉서스의 판매량도 타격이 있는 모습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월 토요타 판매량은 2982대로 전년동기(2966대) 대비 소폭 늘었지만 같은기간 렉서스는 5230대(2025년 1~4월)에서 4834대로 7.6% 줄었다. 토요타가 부진한 자리는 중국산 전기차가 빠르게 채우고 있다. 올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중국(BYD)이 6%로, 일본(토요타·렉서스·혼다 합산 5.8%)을 역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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