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 공사비 4년 만에 42% 급등…커지는 발주 절벽 심화

  • 4월 공사비 지수 142로 역대 최고…공사비 급등에 입찰 기피 우려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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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건설 공사비가 올해 들어 빠르게 증가하면서 공사비지수가 집계 이후 최초로 140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안정되던 공사비가 올해 들어 다시 급등하면서, 예산 편성 당시 책정된 예정가격과 실제 시장 공사비 간 괴리가 벌어지고 있다. 역대급 SOC 예산을 쌓아두고도 건설사들이 채산성이 안 맞아 입찰을 기피하는 '발주 절벽'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토목건설 공사비지수는 전년 동월(133.39) 대비 6.48% 오른 142.04를 기록했다. 올해 1월(137.51)에서 4월(142.04)까지 4개월 누적으로만 3.29% 뛴 수치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쇼크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2020년 1월(100.29)과 비교하면 누적 상승률은 41.6%에 달한다.
 
토목건설 공사비지수는 2022년 원자재 쇼크 직후부터 상승 폭이 줄어드는 안정화 흐름을 보여왔다. 2023년 4월 지수는 1년 전보다 4.40포인트 올랐는데, 2024년 4월엔 2.84포인트, 2025년 4월엔 1.43포인트로 해마다 상승 폭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그러나 올해 4월엔 전년 동월 대비 다시 8.65포인트 뛰며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란 전쟁 등의 여파로 원자재 수급에 일부 차질이 발생한 데 따른 자재비 인상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공사비 급등은 공공 토목사업 예산 집행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2026년 SOC 예산을 27조5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전년 대비 7.9% 늘어난 역대급 규모다. 그러나 예산 편성 기준 공사비와 시장 실거래 가격 간 괴리가 벌어지면서 예산을 쌓아두고도 발주를 못 하는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다.
 
공공공사 유찰 사태는 이미 수면 위로 올라와 있다. 국회 사회적 대화 건설현안 협의체 결과보고 자료집에 따르면 설계·시공을 일괄 발주하는 대형 공공공사에 주로 적용되는 기술형입찰의 유찰률은 2021년 39%에서 지난해 1~8월에는 70%대 중반까지 치솟았다. 발주 단계에서 비용 증가분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면서 건설사들의 수주 기피 현상이 확산된 탓이다. 올해 토목 공사비가 추가 급등하면서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올해 2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공사비 급등이 단순한 물가 상승을 넘어 산업의 수익 모델 자체를 위축시키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연구원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공사비 상승분을 분석한 결과, 자재비 기여율이 49.8%로 가장 높았다. 인건비(29.2%)와 서비스비용(21.0%)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처럼 자재비 중심의 공사비 급등이 반복되는데도 현행 계약 체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제도가 사후 정산 방식 중심으로 운영돼, 급격한 자재 가격 상승기에는 실제 원가 상승분이 적기에 반영되지 못하는 문제가 되풀이되는 상황이다. 공공공사의 경우 예산 불확실성 확대와 감사·분쟁 리스크 증가로, 민간공사는 사업성 악화와 금융조달 차질로 이어지는 구조다.
 
국토교통부도 공사비 현실화 차원에서 3월분 건설공사비지수까지 2026년 하반기 표준시장단가에 즉시 반영하기로 결정했다. 표준시장단가는 공공공사 예정가격 산정의 기준이 되는 단가로, 이를 올려야 발주기관의 예정가격도 현실화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정도로는 시장가격과의 괴리를 좁히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충청권의 A 건설업체 관계자는 "공사비가 이 속도로 오르는데 예정가격 현실화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면 유찰은 더 늘 수밖에 없다"며 "예산을 아무리 늘려봤자 현장에서 집행이 안 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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