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전국 단위 선거가 막을 내렸다. 이번 6·3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자치를 책임질 광역단체장, 교육감, 기초단체장, 각급 의원 등 4227명이 선출됐다. 공석이던 국회의원 14석도 지역구 유권자들의 선택으로 채워졌다.
3일 아주경제가 인터뷰한 정치 평론가 등 전문가 6명은 민생과 지역 경제를 당선자들에게 주어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아울러 선거 기간 분열된 민심을 통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 과정에서 각 당의 당권 경쟁과 진보·보수 진영 정치 지형 개편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3일 아주경제가 인터뷰한 정치 평론가 등 전문가 6명은 민생과 지역 경제를 당선자들에게 주어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아울러 선거 기간 분열된 민심을 통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 과정에서 각 당의 당권 경쟁과 진보·보수 진영 정치 지형 개편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민생 벼랑서 떨어지는 중…지방정부가 챙겨야"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최근 수출과 증시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실질 소득의 양극화 확대, 지역 경제 침체 등이 심화하고 있다"며 "중앙정부와 협의 또는 다른 광역단체와 연대 등을 통한 민생 개선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최우선으로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병 정치 평론가도 "민생이 벼랑 끝에 있는 게 아니라 이미 벼랑 끝에서 떨어지고 있다"며 "중앙정부는 대한민국 전체를 봐야 하므로 지방정부가 민생을 책임져야 한다. 추락하는 민생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게 시·도지사에 대한 국민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중앙정치에 너무 휘둘리지 말고 지역 경제를 살리는 것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며 "지역 경제가 너무 힘든 만큼 단기간에 이를 회복시키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여야가 격렬하게 대립하고, 각 정당 공천 과정에서도 내홍이 불거졌던 만큼 통합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됐다. 갈라진 민심을 수습하고 공통의 목표로 나아갈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종훈 정치 평론가는 "당선자들은 공약한 것을 이행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박빙으로 승리할수록 통합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실용주의 노선을 선택하면서 주민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도 "국가가 지원하고 지역이 받아서 수행하는 수동적인 행정이 아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유권자에게 선택을 받은 공동 책임자로서 위기를 기회로 바꿔나가길 바란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같은 팀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전국 선거 2년 뒤…정치 지형 변화 가속
우선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다음 총선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유권자들은 지방 권력의 정치 지형보다는 2년 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평가 등 중앙 정치 현안에 따라 의사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지방 권력을 통해 지역 조직이 활성화되는 효과가 있지만 총선은 중앙 정치 현안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며 "2024년 총선 당시 국민의힘이 지방 권력을 갖고 있었는데 결과는 민주당이 의석을 거의 다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다만 풀뿌리 민주주의로 일컬어지는 지방선거 결과에서 이긴 정당이 2년 뒤 총선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최 원장은 "지방 권력을 장악하면 물리적·제도적 측면에서 유리한 여건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년 뒤 총선보다는 당장 민주당·국민의힘 내 당권 경쟁을 비롯한 진보·보수 진영의 정치 지형 재편 가능성에 주안점을 뒀다. 민주당은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고,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 결과로 인해 '장동혁 체제'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당내 주도권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이에 더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진보 진영의 통합·재편, 범보수 진영의 주도권 경쟁이나 분당 가능성 등이 화두에 오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 평론가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뜨거울 것이다. 차기 대선을 향한 계파 간 갈등도 한층 심화할 것"이라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선거 기간 빚은 갈등으로 인해 통합 논의는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민주당이 당권 경쟁보다 정권 재창출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박 평론가는 "선거 이후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힘을 모으겠지만 내부적으로는 다툼이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더 중요한 것은 성과를 내는 것이다.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면 총선 때 표 자체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또 올해 초 불거졌던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의에 다시 불이 붙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박 평론가는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혁신당이 갈라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두 당을 통합하는 방식이 관건이 될 텐데 조국 대표의 원내 입성 여부에 따라 대등한 통합이냐 흡수 통합이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두 정당이 심하게 부딪친 데다 진보 재편의 열쇠를 쥔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임박했다는 점이 범진보 재편에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본다.
국민의힘은 당내 계파 간 첨예한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 원장은 "친윤(친윤석열계)과 반윤(반윤석열계)이 죽기 아니면 살기로 싸울 것"이라며 "2년 뒤 총선을 위해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데 주도권을 놓고 혈투가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민의힘 당권 경쟁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지방선거보다 재보궐선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 교수는 "장 대표는 이기든 지든 당권을 놓지 않을 것"이라며 "보수 진영은 한동훈 전 대표의 원내 입성에 따라 경우의 수가 많다. 그 파급력과 대선 구도 등에 한 전 대표의 당선 여부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 장동혁 체제가 무너지거나 보수 신당이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엄 소장은 "국민의힘은 '윤 어게인'으로 일컬어지는 극우 세력과 거리 두기가 불가피해졌다"며 "지방선거를 거치며 장동혁 리더십이 상당히 훼손됐기 때문에 이후 새 리더십 구축을 위한 과도기가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박 평론가도 "장동혁 체제를 지키려는 세력과 무너트리려는 세력 간 갈등이 다음 총선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당내 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은 채 총선이 가까워지면 보수 신당이 탄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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