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리면서 당정의 부동산 세제 개편 논의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수도권 전역에서 매매·전세·월세가 동반 상승하는 ‘트리플 강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향후 2년 가까이 전국 단위 선거가 없다는 점도 보유세 개편 추진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꼽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망국적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에서 반드시 탈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직접 보유세를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관가 안팎에서는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 개편을 포함한 부동산 세제 논의가 빨라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말 국무회의에서도 서울 집값 상승 흐름과 관련해 관계 부처의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시장 지표도 정부의 추가 대응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4월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3월 0.34%에서 4월 0.55%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82%, 월세가격은 0.74% 올라 매매 상승률을 웃돌았다.
현재 정부와 여당 안팎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 실거주 요건 강화, 다주택자 보유세 부담 확대 등이 거론된다. 개편 방식은 크게 두 갈래다. 국회 입법을 통해 종합부동산세율을 조정하거나 장특공 요건을 손보는 방식이 있고, 별도 입법 없이 시행령 개정으로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정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현재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60%로, 정부는 시행령 개정만으로 최대 100%까지 올릴 수 있다.
다만 올해 보유세에 곧바로 반영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시행령 개정 절차와 과세 일정 등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 세 부담을 조정하기에는 물리적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이다.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이미 큰 폭으로 오른 만큼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그대로 둬도 과세표준 자체가 커져 보유세 부담은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올해는 장특공 개편 등 제도 설계에 집중하고,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은 내년 이후 단계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범여권에서는 이미 공정시장가액비율 개편과 관련한 세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어 중장기 입법 논의의 기반은 마련된 상태다.
세제 개편 윤곽이 불분명한 만큼 시장의 관망세도 짙어지고 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5월 전국 부동산 등기 신청건수는 전월 대비 약 20% 줄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하루 평균 허가 신청건수도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직전 700건 수준에서 중과 재개 이후 200건 수준으로 감소했다. 세제 불확실성과 양도세 중과 재개가 맞물리며 매수·매도자 모두 쉽게 움직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세제 강화만으로 상승 압력을 잠재우기 어렵다는 점이다. 공급 부족이 수년간 이어질 것이라는 인식이 시장 저변에 깔린 상황에서 보유세 부담 확대가 곧바로 매물 출회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비거주 1주택자가 실거주 전환에 나설 경우 전세 매물이 줄어 임대차 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은 빠르게 줄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중과 유예 종료 이후 일주일 만에 7000가구 가까이 감소해 6만3000건대로 내려앉았다. 6~7월부터 매물 감소 속도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세제 강화가 매수심리를 누르는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거래량 감소가 곧 가격 안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매물이 줄어든 상태에서 일부 거래가 신고가로 체결되면 시장의 기대가격이 다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세와 월세가 함께 오르는 상황에서는 실수요자의 매수 전환 압력도 쉽게 사라지기 어렵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거래량이 감소하더라도 중간중간 거래되는 가격을 중심으로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며 “공급 여건에 더해 물가·유가·환율 등 거시 환경까지 감안하면 세제를 손대는 것만으로 당분간의 집값 상승 흐름을 바꾸기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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