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기미술관, 은행나무 죽인 '핵심 정보'는 비공개?..."사과 아닌 변명문"

사진서울환경연합 환기미술관 캡처
[사진=서울환경연합, 환기미술관 캡처]

서울 종로구 부암동 환기미술관이 은행나무 훼손 사안과 관련된 사과문을 발표했다. 다만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요구해 온 핵심 정보는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환기미술관은 2일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미술관 측은 "부암동과 환기미술관을 아끼는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깊이 사과드린다"며 "은행나무의 회복과 관련 상황 개선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술관 측은 해당 사안의 배경으로 10여 년 전부터 이어진 주민 민원을 언급했다. 고압전신주와의 근접성, 노출된 뿌리로 인한 보행 안전 문제, 태풍·폭설 시 위험성, 낙엽과 악취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는 설명이다.

또 은행나무가 다수의 공동소유지에 위치해 있어 전지 작업 등 문제 해결을 위한 행정 절차가 쉽지 않았으며, 소유주들과의 협의도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술관 측은 은행나무 뿌리로 인해 담장이 붕괴하고 있었고, 이로 인해 인근 주민과 미술관 이용객들의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논란의 핵심으로 지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 미술관 측은 은행나무 치료 또는 관리 과정에서 사용된 약품의 제조사와 성분, 주입 방식, 주입량 등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다. 그동안 시민단체와 나무 전문가들은 정확한 원인 규명과 회복 가능성 판단을 위해 관련 자료 공개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온 바 있다.

또 최근에는 은행나무 인근 담장을 뒤덮고 있던 넝쿨류 식물까지 말라 죽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이 더욱 확산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은행나무에 투입된 물질이 주변 식생에도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 현재까지 이에 대한 공식적인 조사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미술관 측이 강조한 '안전 문제' 역시 논쟁거리다. 환기미술관은 은행나무로 인한 담장 붕괴와 안전사고 가능성을 반복적으로 언급했으나 지난해 말 종로구청이 실시한 안전진단에서 해당 은행나무의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사과보다 중요한 것은 투명한 정보 공개"라며 제조사, 사용 물질, 투입량, 전문가 자문 과정 등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 공개가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해당 사과문을 접한 누리꾼들은 "나무에 무슨 짓을 했는지는 안 쓰고 변명만 줄줄 늘어놓은 이게 사과문임?", "사과문이 아니라 변명문이네", "구구절절 나는 잘못한 게 없고 억울하다네", "그냥 미술관 문을 닫아라", "분명 벌 받을 것", "어차피 목적은 이뤘다 이건가, 너무 천박하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