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美·이란, 군사충돌에도 종전협상 계속…동결자산 해제 막판 쟁점

  • 갈리바프, 美 공습에도 도하 체류…동결자산 240억 달러 해제 요구

  • 트럼프, 27일 백악관서 내각회의 개최… 이란 문제 논의 전망

1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발리아스르 광장에서 한 여성이 반미 광고판 앞에서 이란 국기를 들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발리아스르 광장에서 한 여성이 반미 광고판 앞에서 이란 국기를 들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휴전 위반 논란이 불거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은 계속되는 모습이다. 이란은 미국을 강하게 규탄하면서도 협상 이탈은 자제하고 있으며 동결 자산 해제 등 핵심 쟁점을 놓고 조율을 이어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이 전날 이란 군사시설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 설치를 시도하던 이란 선박을 공습한 이후에도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은 유지되고 있다.

앞서 미 중부사령부는 전날 성명을 내고 이란 남부에서 미군 병력을 위협하는 이란군 시설과 선박을 대상으로 자위적 타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란 외무부는 미국의 공격을 '휴전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규탄하며 대응을 예고했지만, 파키스탄과 카타르의 공동 중재로 진행 중인 종전 협상에서는 이탈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 당국자들과 아랍권 중재자들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이란군을 겨냥한 미국의 공습에도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를 논의하기 위해 이틀째 카타르 도하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카타르 회담에서는 이란의 동결 자산 해제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협상팀 측근을 인용해 이란이 14개 항 종전 합의안에서 동결 해외 자산 240억 달러(약 36조원) 해제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종전 MOU 체결과 동시에 120억 달러를 우선 해제하고, 나머지 120억 달러는 핵 문제와 종전 세부 사항을 협상하는 60일 동안 송금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협상 마무리 의지를 드러냈다. 이란 대통령실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의 종전 MOU 협상을 중재해온 카타르의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군주에게 중동 지역의 분쟁과 긴장을 끝내기 위한 작업을 마무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란 대통령실은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평화 정착 과정에서 카타르 정부가 보여준 지지와 지속적이고 건설적인 노력에 감사를 표하며, 전쟁과 현재의 지역적 긴장을 종식하기 위한 '품위 있는 틀'을 향해 나아갈 이란의 준비 태세를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란 당국은 협상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 위해 자국군 사망 소식 발표도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WSJ에 따르면 이란 당국자들과 아랍권 중재자들은 이란이 협상 결렬을 피하기 위해 미군 공격으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대원 여러 명이 숨졌다는 발표를 지연했다고 밝혔다.

이란 내부에서는 전시 체제가 일부 완화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2월 말 공습 이후 차단됐던 해외 인터넷망은 87일 만에 부분적으로 복구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오는 27일 백악관에서 내각회의를 열고 이란 문제를 논의할 전망이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내일(27일) 악천후가 예상됨에 따라 내각회의를 백악관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캠프 데이비드에서 내각회의를 열기로 한 계획은 연기할 것"이라고 적었다.
여전히 불투명한 종전 합의

다만 협상 지속이 곧 실질적인 종전 합의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의 협상에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우선 목표로 두는 반면, 이란 핵 개발 중단 등 핵심 쟁점은 후속 협상으로 미루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NYT는 이 같은 방식이 지난해 가자지구 평화 구상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당시에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을 우선 발표한 뒤 하마스 무장해제와 가자지구 재건 등 쟁점을 2단계에서 논의하기로 했지만, 협상은 7개월 넘게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 채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 협상에서도 주요 쟁점을 뒤로 미룬 채 일단 휴전을 선언하는 방식이 같은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미 연구기관 이스라엘정책포럼의 마이클 코플로우 최고정책책임자는 NYT에 "복잡한 협상 과정에서 단계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이러한 접근 방식은 핵심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저 승리를 주장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가자지구에서 어떻게 1단계를 완료하고 2단계로 넘어갈 것인지를 해결하지 못한 채 아직 벽에 부딪힌 상황"이라며 "이란의 경우 분쟁 규모가 훨씬 큰 데다, 쟁점도 훨씬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에 더욱 까다로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2026_외국인걷기대회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