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글로벌 10% 관세'가 오는 7월 법적 시한이 만료된 뒤에도 재부과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리어 대표는 이날 미국외교협회(CFR) 행사에서 "해당 법조문을 보면 (관세가) 언제 만료되는지는 나와 있지만, 언제 다시 할 수 있는지는 나와 있지 않다"며 재부과가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글로벌 10% 관세 재부과를 실제로 추진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대통령이 임기 중 '1974년 무역법' 제122조에 따른 관세를 단 한 차례만 부과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것이 법을 제정한 의회의 의도였다고는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행정부가 무역법 제122조에 따라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최대 기간은 150일이다. 현재 부과 중인 글로벌 10% 관세의 법적 시한은 7월 하순 만료된다.
무역법 제122조는 대규모이고 심각한 미국의 지급수지 적자가 발생했거나, 달러화 가치의 임박하고 중대한 평가절하 위험이 있거나, 국제수지 불균형 시정을 위해 국제 공조가 필요한 경우 대통령이 발동할 수 있는 조항이다.
그리어 대표는 현행 글로벌 10% 보편 관세를 대체할 수 있는 관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조사에도 USTR이 "상당히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무역법 301조에 따른 대체 관세가 7월 부과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차별적이거나 불합리한 무역 정책과 관행으로부터 미국 상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USTR에 광범위한 보복 조치 권한을 부여한 조항이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과잉생산과 강제노동 등 두 가지 쟁점에 대해 무역법 301조 조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이 올해 2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하다고 판결하자, 무역법 제122조를 근거로 글로벌 10% 관세를 부과해왔다.
지난 7일에는 연방국제무역법원(USCIT)이 글로벌 10% 관세 부과가 위법이라고 판단했으나, 연방항소법원이 12일 1심 판결 집행을 일시 정지하면서 현재 관세 부과는 계속되고 있다.
미중, 300억 달러 규모 수출품 관세 감면 속도
한편 미국과 중국은 각각 300억 달러(약 45조2000억원) 규모의 상대국 수출품에 대해 관세를 감면하기 위한 절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리어 대표는 같은 행사에서 어떤 중국산 제품이 관세 감면 대상이 될 수 있는지를 놓고 조만간 관보 공고를 내고 공개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과 중국은 약 300억 달러 규모의 비전략 품목을 우선 선정해 관세를 낮추거나 없애기 위한 공동 '무역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무역위원회 설치는 투자위원회 설치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난 14∼15일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사안이다.
다만 그리어 대표는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 감면과 별개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는 다른 국가들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얻은 성과를 묻는 질문에는 "중국에 대한 관세를 유지할 수 있게 됐고, 이는 꽤 멋진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미국이 중국 정치 체제와 경제 구조 전반에 대한 거대한 포괄적 개혁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였다면서도 "일정한 관리무역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전략적 안정이라는 계획을 이어갔고, 관세도 유지했다"며 "희토류 공급도 계속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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