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반도체 투자자들에게 어떤 상황이 진정한 위험인가

사진ㅇㅇ
강보영 KB국민은행 부산PB센터 부센터장

코스피 지수의 역대급 호황으로 삼성전자 또는 SK하이닉스를 꾸준히 매수하고 보유한 투자자는 올해 큰 수익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다가올 하반기를 대비하고 불행을 피하기 위해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다음 3가지 관점에서 한번 접근해보려 한다.

첫째, 유리한 확률이라는 관점에서 인공지능(AI) 기술 패권의 핵심인 엔비디아 AI 가속기를 봐야 한다.

엔비디아의 가속기(H100, B200, 차세대 블랙웰 등)는 거대언어모델(LLM)을 학습시키고 서비스(추론)하기 위한 사실상의 유일한 표준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AI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수만 대의 엔비디아 가속기로 이뤄진 데이터센터를 구축해야 한다. 즉 지금의 엔비디아 칩은 AI라는 신대륙을 건설하기 위해 무조건 사야 하는 '주춧돌'과 같은 존재다.

중요한 것은 가속기 생산비용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과 관련되는 'HBM3E'의 비중이다. B200의 경우 순수 GPU 칩 가격(약 850달러)보다 HBM3E 메모리 가격(약 2900달러)이 3배 이상 비싸다. 엔비디아 AI 가속기의 순수 제조 원가 기준으로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3E가 차지하는 비중은 40~50%로 추정된다. AI 패권경쟁 속에 빅테크들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가지는 경쟁력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반복시행 가능성에서 한번 검토해보자. 투자는 산술평균보다는 기하평균에 가깝다. 단순히 수익률을 더해서 평균을 내는 것이 아니라 시간 흐름에 따라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보유한 투자자는 지금 이익실현을 해야 할지, 아니면 계속 더 들고 가는 게 좋을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과거 초기투자자는 주가가 조금만 오르더라도 투자자금 대비 오르는 폭이 크기 때문에 이익의 규모가 더 커지게 된다. 반대로 조금만 빠지더라도 기존의 평가금액과 수익금이 확 줄어드는 역설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메모리 반도체를 넘을 만한 성장이 기대되는 섹터와 업종을 찾기가 쉽지 않다. 단순히 주가만으로 매도 여부를 결정하기보다는 시장 투자자들이 가지고 있는 심리의 방향성과 해당 기업 이익의 성장 기울기가 어디를 향하는지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지금 이익실현을 하게 된다면 해당 매도 자금을 가지고 독보적인 기업이나 산업을 발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시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더 이상의 성장을 내기가 어렵다고 판단하는 시점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면 '주식을 사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산다'는 워런 버핏의 말처럼 장기 보유하는 인내가 필요하다.

세 번째는 장기 보유다. 2014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투자한 코스피 지수 투자자의 10년 수익률은 34%다. 작년 한 해 동안 투자한 투자자는 75.7%, 올해 초부터 코스피 지수에 투자한 투자자의 현재까지 수익률은 71%다. 가장 억울한 사람은 2014년부터 투자를 시작해서 2024년 연말까지 10년 넘는 기간을 투자했는데, 작년 초에 매도해 2025년과 2026년에 국내 주식시장에 하나도 비중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던 투자자일 것이다.

이처럼 시장에서 들어갈 타이밍과 나갈 타이밍을 잡는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작년 초부터 현재까지 주식시장을 폭락시켰던 많은 일들이 있었다.

대표적인 사건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5년 4월 2일을 '미국 해방의 날'로 선언하며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부과를 시행했다. 2025년 4월 7일 코스피 지수는 5.57% 폭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그리고 지난 2월 28일에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했고 코스피 지수는 6300에서 5000선까지 폭락했다.

과연 우리는 이러한 사건을 예측할 수 있을까. 예측할 수 없다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야 하는 것일까. 그래서 우리는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주식시장에 머물러 있어야 할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만큼의 자금이 없어도 생활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는 소량만 보유해 보는 것은 어떨까. 비중을 실어서 투자를 해 보려면 이같이 주식시장을 폭락시켰던 수많은 사건들을 기억하고 그때를 활용하자. 소액을 점진적으로 투자한다면 기업의 흐름을 이해하고, 산업 지형의 변화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편견 없이 시장을 바라보고 주가 하락 시마다 점진적으로 우량자산을 취득하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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