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규의 AI 픽] 구글의 변신과 AI 네이티브의 도약

  • AI와 연결된 클라우드, 인간 뇌의 확장

일러스트나노바나나 생성
[일러스트=나노바나나 생성]

어린 시절, 어디선가 들어보긴 했는데 곡명을 모르는 곡을 찾으려면 “이 노래 알아? 음음~~음음음”하며 흥얼거려 물어야 했다. 아는 사람이 없거나 노래 실력이 없다면, 라디오에서 DJ가 제목을 말해줄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인터넷 시대가 다가오며 세상은 크게 바뀌었다. 흥얼거리는 대신 노래 가사 일부분을 검색엔진에 입력하면 원하는 노래를 찾아줬다. 지금은 스마트폰에 설치한 인공지능(AI) 앱을 열고 잠깐 들려주거나 AI에게 흥얼거리면 된다. 신통하게도 잘 찾는다. 유튜브를 통해 이 음악이 맞냐고 들려주기까지 한다.

AI 시대가 오기 전까지 우리와 인터넷 세상을 이어주는 매개체는 키보드였고 수단은 텍스트였다. 검색어를 어떻게 잘 조합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는지 자연스럽게 익혀갔던 세대가 바로 '인터넷 네이티브' 세다.

하지만 지금은 검색하는 대신 AI에게 질문하는 시대다. 구글이 한 줄짜리 텍스트 검색창을 AI에게 질문하기 위한 창으로 재설계하고 사진, 음성, 영상 등 멀티 모달 검색 기능을 추가한 것은 상징적이다. 과거 인터넷 시대가 퇴장하고 'AI 네이티브' 시대가 왔음을 의미한다.

과거 원하는 지식을 얻으려면 거기에 맞는 단어를 고민하고 조합해 넣어야 했다. 그것이 우리가 해왔던 ‘검색’이자 정보를 얻기 위한 행위였다. 반면 지금은 자판을 두드려 텍스트를 입력하는 대신 사진, 영상, 음성, 소리 등 우리가 접하는 모든 종류의 데이터를 이용해 원하는 정보를 즉각 얻어낸다.

정답지의 양식도 달라졌다. 과거 구글이 사용자가 원하는 키워드를 분석해 연관성이 가장 높은 해답을 우선해 보여줬다면, AI는 맥락을 이해하고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검색 후 길고 긴 리스트 중에서 원하는 페이지를 고르는 대신, AI의 완성된 답을 읽고 원하는 내용이 없으면 더 세밀한 주문을 넣으면 그만이다.

이제 ‘검색’이라는 행위 자체를 재정의해야 할 때다. 과거의 검색이 인터넷에 파편화된 정보 중 원하는 것을 찾아내는 기술이었다면, AI를 활용한 ‘멀티모달 검색’은 인간 기억의 보조장치에 가깝다.

우리가 사고하는 과정을 생각해보자. 추상적인 질문에서 시작해 이를 구체화하고 가장 적합한 정보를 찾아낸다. AI와의 대화 역시 이와 흡사하다. 무엇을 찾아야 할지 명확한 단어를 제시하던 과거와 달리, 추상적인 질문과 요구를 던지면 AI가 실시간으로 이를 분석하고 시각화한다.

함께 대화하며 아이디어를 정교하게 구축하는 과정을 거친다. 단순히 창을 매개로 검색하는 것을 넘어, AI와 인간의 뇌를 동기화하는 행위에 가깝다.

세상 모든 정보가 담긴 클라우드에 접속하기 위한 길잡이 역할을 AI가 맡았다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인간이 잠을 잘 때도 AI는 클라우드 세상 속에서 새로운 정보를 찾고 만들어낸다. 지식은 ‘외우고 있는 것’에서 ‘필요할 때 찾아보는 것’으로 바뀌었고, 이제는 클라우드에 존재하는 개인의 보조 기억 장치로 완전히 정착했다.

처음 가본 관광지에서 처음 본 유명 건축물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치자. 스마트폰 카메라나 스마트글라스를 가져다 대는 것만으로 AI는 1시간이 넘는 분량의 모든 깊이 있는 정보를 즉시 제공할 수 있다. 사용자가 정확히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 인지하지 못할 때조차, AI는 주변 맥락을 살펴 가며 필요한 정보를 알아서 대령한다.

단순한 정보 보조 저장장치 이상의 역할이다. 기술이 이토록 인간의 직관과 맞물려 돌아가니, AI 네이티브 세대의 삶과 사고방식은 이전 세대와 근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이 정도 되면 AI는 단순한 검색 도구를 넘어, 인간과 클라우드 세상을 상시 연결하는 가교이자 우리 뇌의 확장판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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