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조 팔아치운 외국인, 41조 사들인 개미....10일째 피튀기는 '샅바싸움'

20일 코스피는 이틀 연속 하락하며 7200선에서 장을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20일 코스피는 이틀 연속 하락하며 7200선에서 장을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개인과 외국인 간 '샅바싸움'이 뜨겁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5월 들어 10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11거래일 연속 순매수로 맞서는 양상이다. 특히 외국인은 5월에만 40조원 가까이 주식을 팔아치웠다. '코스피 엑소더스(대탈출)'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다만 이 같은 순매도세에도 외국인의 주식보유 비중은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올라가면서 ‘속도 조절을 동반한 비중 조정’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5월 들어 코스피에서 37조955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41조215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사실상 외국인 매물을 받아냈다. 기관은 3조4815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고 개인은 6일부터 20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지속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외국인 매도세의 배경으로 급격한 금리 상승과 단기 과열 부담을 동시에 지목하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죽지세였던 코스피는 8000포인트 돌파 직후 급반전했다”며 “미국 2년물 금리가 4%를 상회하고 30년물 금리는 20년래 최고 수준인 5.1%까지 상승하는 등 금리 부담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단기 과열에 따른 부담도 작용했다. 최근 국내 증시는 단기간에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코스피는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 14일을 기준으로 올해 들어 89.39% 상승했고, 5월에만 20.95% 상승했다. 변동성 역시 크게 확대됐다. 코스피 일간 장중 변동률은 4월 평균 2% 수준에서 5월 들어 4%까지 높아졌다. 

다만 외국인 순매도를 곧바로 한국 증시 이탈 신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표적인 근거는 외국인 지분율이다. 외국인의 코스피 시가총액 보유 비중은 연초인 1월 2일 36.65%였지만 지난 13일에는 39.58%까지 상승하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8거래일 연속 39.4%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주식을 팔고 있음에도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높아진 셈이다.

외국인이 순매도하고 있지만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 가치 상승 폭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연초 이후 5월 15일까지 코스피 시가총액은 2577조원 증가했고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도 1092조원 늘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81조원 수준이었다. 5월 이후만 봐도 코스피 시가총액은 708조원 증가했고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은 354조원 늘어난 반면 외국인 순매도는 26조원 수준에 그쳤다.

과거 사례와 비교하면 현재 외국인 매도 강도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코로나19 충격 직후였던 2020년 3월 이후 2021년 7월 랠리 국면에서는 외국인 지분율이 37.7%에서 31.4%까지 하락했다. 당시 외국인은 44조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현재는 대규모 순매도에도 지분율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는 분석이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수급을 ‘엑소더스’보다는 ‘비중 조정’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외국인이 약 90조원을 순매도하고 있지만 지분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만약 한국 비중 확대 의지가 전혀 없었다면 올해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230조원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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