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먹는 하마 AIDC…"재생에너지로는 적자"

  • 재생에너지 직거래 특례 포함됐지만, 업계는 "원전 직거래 외에는 답 없다"

부천시 오정구 내동에 구축 예정인 99MW 규모의 AI DC 조감도 사진유림 티에스 주식회사
부천시 오정구 내동에 구축 예정인 99MW 규모의 AIDC 조감도. [사진=유림 티에스 주식회사]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AIDC법)이 지난 7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업계의 시선은 제20조 재생에너지 직거래 특례로 쏠렸다. 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AIDC 사업자가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을 맺을 수 있도록 명문화한 조항이다. 정부가 AIDC의 고질적 문제인 전력 조달을 재생에너지로 해결하겠다는 신호로 읽혔다. 그러나 현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14일 국내 AIDC 사업자와 시공사 복수 관계자들을 취재한 결과 "재생에너지 직거래는 현재 구조에서 적자를 구조화하는 조항"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전력 조달 비용이 운영 수익성의 핵심인 AIDC 사업 구조를 고려하지 않은 입법이라는 비판이다.

AIDC는 전력 집약도가 극단적으로 높은 시설이다. 일반 사무용 건물 대비 수십 배의 전력을 소비하며, 하이퍼스케일급의 경우 100MW를 넘는 전력을 24시간 끊임없이 공급받아야 한다. DC 전력비는 전체 운영비의 40~50%를 차지하며, AIDC의 경우는 전력밀도가 높아 전력비 부담이 더 큰 것으로 전해진다.

사업자들이 자체적으로 계산하는 손익분기점은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40MW 이하 중소형 AIDC는 kWh당 150원대가 수익의 마지노선이며, 100MW급 하이퍼스케일 AIDC는 kWh당 220원을 넘어서면 적자로 돌아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현재 국내 재생에너지 실거래 공급가가 이 손익분기점을 훨씬 웃돈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태양광을 포함한 재생에너지 직거래 공급가는 kWh당 250원 수준이다. 해상풍력의 경우는 300원도 넘어간다는 것이 AIDC 시공사들의 설명이다. 재생에너지 직거래의 경우는 공급자와 수급자가 가격을 협상하는 방식인데, 이 과정에서 발전 원가 대비 kWh당 가격이 100원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 LCOE(균등화발전비용·발전 원가 추정치)는 2024년 기준 kWh당 122원, 해상풍력은 238원 수준이다. 실제 공급가가 LCOE보다 더 높은 이유는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격, 계통 연결 비용, 간헐성을 보완하는 백업 전원 비용 등이 추가로 붙기 때문이다.

한국의 태양광 LCOE는 글로벌 대비 2.1~2.5배, 육상풍력은 약 3배, 해상풍력은 주요국 대비 1.3~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AIDC 시공사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PPA 계약을 맺는 순간 전력비만으로 운영 적자가 확정된다"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빅테크가 한국에 들어온다 해도 현재 재생에너지 공급가로는 채산성을 맞출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구조에서 AIDC 사업자들이 현실적 대안으로 꼽는 전원은 원자력이다. 현재 원자력 발전단가는 kWh당 60~80원 수준으로, 재생에너지 공급가의 3분의 1에서 4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러나 AIDC법 제20조는 재생에너지 직거래만 명시했다. 원자력 전기를 AIDC 사업자가 직접 구매하는 경로는 물론, 원자력 전기 공급을 용이하게 하는 법조차 담기지 않았다. 원전 전기는 여전히 한전을 통해서만 공급받을 수 있고, 한전의 산업용 전기 요금 체계를 그대로 적용받는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추정에 따르면 재생에너지가 AIDC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는 시기는 2050년 이후다.

업계 관계자는 "AIDC에 가장 적합한 전원은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원자력인데, 법은 재생에너지 직거래만 열어뒀다"며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요건을 맞춰야 하는 글로벌 빅테크 입장에서도, 국내 AIDC 사업자 입장에서도 현실과 동떨어진 조항"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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