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조경하고, 커피 배달까지...현대차 양재사옥 '로봇친화빌딩'으로 재탄생

  • 현대차·기아, 본사 로비를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는 공간으로…피지컬 AI 선도 의지

  • 자체 개발 로봇 및 SW 솔루션 적용, 임직원 생활편의 높이는 로봇친화빌딩으로 진화

  • 정의선 "양재 사옥, 로봇 테스트베드로 활용...일상에서 접하는 로봇 통해 기술 영감 얻길"

 로비를 순찰 중인 보안용 스팟
로비를 순찰 중인 보안용 스팟[사진=현대차그룹]

유리천장으로 설계된 채광 좋은 로비는 거대한 '실내 정원' 같은 모습이다. 1층에서 3층까지 건물 수직으로 뻥 뚫린 공간에는 계절을 짐작케 한 대형 나무와 식물이 즐비해 이 공간이 사무실인지 공원인지 의아할 정도다. 이렇게 완벽한 조경이 유지되는 이유는 관수 로봇 '달이(DAL-e)' 덕분이다. 달이는 드넓은 로비 곳곳을 다니며 식물에 물을 주고 정해진 시간이 되면 휴식 공간으로 들어가 스스로 충전한다. 오후 회의 시간이 되자 배달 로봇이 커피 수십 잔을 들고 호출한 직원들에게 향한다. 건물 한편에선 '스팟'이 실내 곳곳을 누비며 화재, 보안 등 위험 요인을 살피고 순찰을 도맡는다.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이곳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새롭게 리모델링한 양재사옥이다.

 양재사옥 로비 조경에 물을 주는 달이 가드너
 음료를 배달 중인 달이 딜리버리
양재사옥 로비 조경에 물을 주는 달이 가드너(위), 음료를 배달 중인 달이 딜리버리(아래)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기아는 서울 서초구에 소재한 양재사옥을 로봇 친화 빌딩으로 재설계하고, 관수(灌水) 로봇, 배송 로봇, 보안 로봇 등 3종의 서비스를 개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에 투입된 로봇은 △관수 로봇 '달이 가드너(DAL-e Gardener)'를 비롯해 △배송 로봇 '달이 딜리버리(DAL-e Delivery)' △의전 및 보안용 '스팟(SPOT)' 등 3종이다.

직원들이 일상 속에서 로봇과 공존하며 자연스럽게 업무를 수행하는 환경을 구축해 인간 중심의 피지컬 AI 선도기업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달이 가드너는 조경 관리자를 도와 곳곳에 배치된 조경 식물에 물을 공급하는 로봇으로, 다양한 센서를 통해 수집되는 정보를 기반으로 공간을 3차원으로 인식해 식물·흙·화단을 구분한다. 또 정확한 위치에 물줄기를 분사할 수 있도록 승하강과 6축 회전이 가능한 로봇팔을 갖췄다.

만약 로봇 내 저장된 물이 부족할 경우에는 건물 내 급수 설비와 통신해 자동으로 물을 보충하고, 남은 물은 스스로 배수해 청결도를 유지하는 등 관리자의 개입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1층 카페에서 각 층에 위치한 픽업존까지 음료를 배달하는 달이 딜리버리도 활동을 개시한다. 임직원이 휴대폰 앱으로 음료를 주문하면 달이 음료를 수령해 주문자가 희망하는 위치로 음료를 배송한다. 최대 16잔까지 동시 배송이 가능하며, 정확한 배송을 위해 주문자의 얼굴을 인식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복잡한 공간에서 장애물을 스스로 회피하며 자율 이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보안용 스팟 로봇은 현대차그룹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플랫폼으로 활용해 자율주행 모듈을 추가 장착했다. 자율주행 모듈은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에서 개발한 별도의 시스템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자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런 기능을 통해 건물 곳곳을 순찰하고, 보안 관리 역할을 수행한다.

양재사옥은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로봇 친화적 환경으로 로봇 전용 대기공간과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를 별도로 배치했다.

로봇 3종은 배터리 충전량이 부족할 경우 1층 지정 대기공간인 로봇 스테이션에서 알아서 충전하고, 필요 시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며 전용 엘리베이터를 활용해 층간 이동도 할 수 있다.

3종 로봇 외에도 현대차·기아는 얼굴 인식 시스템 '페이시(Facey)'를 건물 전체 인프라에 적용해 건물의 출입 보안 절차를 간소화했다. 배송 로봇 달이 딜리버리는 페이시와 연동돼 별도의 인증 절차 없이 주문자의 얼굴을 식별한다.

다양한 로봇을 한 곳에서 관리하는 통합 관제 시스템은 '나콘(NARCHON)'이다. 로봇 관리자는 웹앱(Web App)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나콘'에 접속할 수 있으며, 등록된 로봇의 위치, 상태, 충전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로봇의 활동 스케줄 조정, 위치 제어 등 로봇 제어를 위한 명령도 손쉽게 내릴 수 있어 각기 다른 로봇 여러 대를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양재사옥은 글로벌 안전규격 인증기관인 '유엘솔루션(UL Solutions)'으로부터 로봇친화빌딩에 적합하다는 기술적 검증을 마쳤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다양한 로봇을 기획하고 생산하는 기업으로서, 임직원들이 업무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로봇을 접할 수 있도록 실제 로봇들을 투입했다"면서 "이를 통해 변해 가는 세상과 그룹의 로봇 기술 경쟁력을 직접 체감하고, 더 좋은 제품 개발로 연결될 수 있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양재사옥은 현대차그룹이 개발하는 더 많은 로봇들의 성능 개선을 위한 테스트베드로서 활약할 것"이라면서 "임직원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대한 영감을 많이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