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수사단 목적 기밀 취득' 노상원 징역 2년 확정…계엄 첫 대법 판단

  • 정보사 요원 40여명 명단 넘겨받은 혐의…알선수재도 유죄

  • 하급심 "계엄 준비 자체 위헌·위법"…별도 내란 사건 2심 중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사진서울중앙지방법원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사진=서울중앙지방법원]

12·3 비상계엄 당시 부정선거 의혹 수사를 위한 '제2수사단' 구성을 목적으로 국군정보사령부 요원 정보를 넘겨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 징역 2년이 확정됐다.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대법원이 내놓은 첫 판단이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12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특정범죄가중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노 전 사령관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과 추징금 249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에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소권 남용,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죄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노 전 사령관 측 상고를 기각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4년 10월 중순부터 11월 사이 군사 기밀인 정보사 요원 40여명의 계급과 성명, 출생 지역 등 개인정보를 넘겨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노 전 사령관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할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제2수사단을 구성하려 했다고 봤다.

당시 노 전 사령관은 군에서 제적(2019년)된 민간인 신분이었다. 그러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논의하며 비상계엄 선포 시 제2수사단을 설치하고 공식 직책 없이 배후에서 단장 역할을 맡으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 전 사령관 측은 해당 명단이 북한 주민 또는 고위급 인사의 대량 탈북 징후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 계엄 준비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1·2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노 전 사령관이 계엄 선포 이틀 전 이른바 '햄버거집 계엄 모의' 회동에서 유출된 요원들의 구체적 임무를 논의한 사실을 인정했다. 또 2024년 11월 경기 안산시 한 카페 회동에서 부정선거를 언급하며 "계엄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선관위에 가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점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 30명을 체포하는 임무가 담긴 문건을 건넨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노 전 사령관이 요원 선발 과정에서 "전라도 인원은 빼라"고 요구한 점도 대량 탈북 대응 목적이라는 주장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1심은 "대통령의 계엄 선포 시 수행할 계획에 있던 중앙선관위에 대한 부정선거 관련 수사를 위한 제2수사단을 구성하려 했다"며 "계엄 선포 요건이 갖춰졌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선포를 계획하고, 이를 준비·수행하는 행위는 명백히 위헌적이고 위법한 행위"라고 밝혔다.

2심도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비상계엄의 실체적 요건을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 비상계엄 선포를 상정하며 이에 동조해 병력 구성과 구체적 임무를 정하고 이를 준비한 것은 그 자체로 위헌·위법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김 전 장관이 계엄 선포 후 인사발령 명령을 지시하며 교부한 국방부 일반명령 문건의 제2수사단 명단과 노 전 사령관에게 제공된 최종 명단이 일치한다고 봤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통치 행위에 해당해 사법 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도 배척됐다. 2심은 "모든 국가 행위와 작용은 헌법과 법률에 근거해 합헌적·합법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사법부는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관한 권한 행사에 대해서도 헌법과 법률 위반 여부를 심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선수재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노 전 사령관은 2024년 8월부터 9월까지 김봉규 전 정보사 중앙신문단장에게 준장 진급을 도와주겠다며 현금 1500만원과 100만원 상당 상품권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10월에는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 소장 진급 청탁 명목으로 현금 5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1심은 "국방부 장관 등 군 인사권자와 개인적 관계를 내세워 절박한 상태였던 후배 군인들 인사에 관여했다"며 "계엄 준비를 주도하면서 인사에 대해 도움받던 후배 군인들까지 주요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2심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본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노 전 사령관에게 요원 정보를 누설한 혐의를 받는 김 전 장관과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김봉규·정성욱 정보사 대령 등은 1심 재판을 받는 중이다.

노 전 사령관은 이 사건과 별도로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사건 1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해당 사건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사건과 함께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에서 심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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