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황인식 서초구청장 후보가 '강남고속터미널 고가도로 철거·재구조화'와 '방배동 두레마을 개발'을 전면에 내세우며 서초 개발정치의 판을 흔들고 있다.
수십 년간 누구도 쉽게 손대지 못했던 서초의 대표 난제들을 정면으로 꺼내 들면서다. 황 후보가 이들 공약을 내세우며 이번 서초구청장 선거의 최대 변수는 '황인식의 도시개발 프레임'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황 후보는 11일 방배동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서초의 지난 30년 지방자치는 사실상 중앙권력에 의한 임명제 구청장 체제였다"며 "정치권력의 대리인이 아니라 실력으로 증명하는 행정가로 서초의 미래를 다시 쓰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황 후보는 이날 강남고속터미널 고가도로와 방배동 두레마을 문제를 서초 행정의 대표적 장기 방치 현안으로 규정하며 국민의힘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황 후보는 "강남고속터미널 고가도로는 준공 48년이 지나며 안전 문제와 도시 단절 문제를 동시에 야기하고 있다"며 "당선 즉시 철거를 포함한 재구조화 방향을 직접 공론화하고 서울시·서초구·주민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현재 고속터미널 고가는 반포·잠원 생활권 중심부를 가로지르고 있다. 황 후보 측은 △고가 진출입 단구간 위험 △고가 하부 슬럼화 △반포 고급 주거벨트와의 부조화 △세빛섬·한강 관광축과의 단절 △지역상권 분리 등을 핵심 문제로 보고 있다.
최근 반포 일대가 초고가 아파트촌과 관광특구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1970년대식 고가도로 체계가 도시 품격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 후보는 "교통대란 우려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연구 분석 결과 속도 감소율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공약을 두고 서울 남부권 도시구조 자체를 다시 짜겠다는 선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황 후보가 또 다른 핵심 공약으로 꺼내든 것은 방배3동 두레마을 개발이다. 두레마을은 방배동 상문고등학교 뒤편 우면산 자락에 위치한 약 1500평 규모의 서초구 공유지다. 서울 강남권에서도 보기 드물게 무허가 건물 수십 채가 난립한 채 수십 년째 사실상 방치돼 왔다.
주변은 수십억원대 고급 빌라와 단독주택, 재건축 단지들이 들어서 있지만 두레마을만은 시간이 멈춘 듯 슬레이트 지붕과 노후 건물들이 남아 있다.
황 후보는 이를 두고 "서초 행정의 가장 부끄러운 민낯"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너무나 아름답고 반듯한 사각형의 고급 공유지 1500평이 수십 년째 컴컴한 모습으로 버려져 있다"며 "역대 구청장들이 무허가 건물을 처리하는 것이 두려워 손도 대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실제 서초구는 최근 공원개발과 무허가 건물 철거를 조건으로 공유재산 매각을 추진했지만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유찰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 후보는 "취임 즉시 무허가 건물 대책을 포함한 최적의 활용방안을 수립하겠다"며 "그동안 주민들이 부여한 구청장의 신성한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역대 구청장들에 대해서는 정치적 책임은 물론 직무유기 여부까지 따져 묻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두레마을 개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상문고와 우면산 숲세권, 서리풀터널 접근성, 방배 재건축 벨트와의 연계성 등을 감안하면 사업성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자연친화형 프리미엄 저층주거단지 △고급 테라스빌라 △문화예술형 주거타운 △우면산 연계형 고급 주거벨트 등이 개발 모델로 거론된다.
황 후보는 지방고시를 거쳐 서초구청 과장과 서울시 행정국장·대변인·한강사업본부장을 거친 도시행정 전문가라는 점에서 "단순 정치공약이 아니라 실제 행정 실행력을 갖춘 개발 이슈 제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두레마을과 고속터미널 고가는 서초 주민들이 오래전부터 문제를 느끼면서도 누구도 건드리지 못했던 사안"이라며 "황 후보는 가장 어려운 도시문제를 선거 한복판으로 끌고 들어왔다"고 평가했다.
정치권 관계자도 "이번 선거는 단순 정당 대결이 아니라 '서초 개발정치의 리셋'을 둘러싼 선거 양상으로 가고 있다"며 "현직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프레임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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