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나를 만나려면 모스크바로…젤렌스키와 만날 준비 돼 있다"

  • 전승절서 우크라전 정당성 주장…北군은 첫 붉은광장 행진

  • 러 하원 국제문제위원장 "北군 행진, 북러 전략적 동반자·동맹 관계 의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타스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타스·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승절 81주년 기념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정당성을 강조한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직접 회담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9일(현지시간) 독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하는 전승절 계기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직접 대화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회담 장소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를 만나고 싶은 사람은 누구든 모스크바로 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직접 초청은 아니라면서도 자신은 그와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스크바가 아닌 다른 곳에서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그 전에 장기적인 평화 합의가 도출된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로베르토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전달하고 싶다고 밝힌 젤렌스키 대통령의 메시지에 관한 보도도 일축했다. 그는 "개인적인 메시지는 없었다"고 말했다. 또 피초 총리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회담 의사를 전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가 그런 말을 들은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고 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전승절 기념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지원을 받는 공격적 세력에 맞서고 있다"며 "우리의 영웅들은 전방과 후방에서 승리하며 전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우리의 대의가 정당하다고 굳게 믿는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에서 최대 쟁점으로 꼽히는 농축우라늄 반출 문제와 관련해서도 러시아가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란전 종식을 위한 합의의 하나로 필요하다면 이란의 농축우라늄을 러시아로 받아 보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분쟁 당사국인 이란과 미국, 이스라엘 모두가 우라늄 반출에 합의했다면서도 "미국이 이후 입장을 바꿔 우라늄을 미국으로 반출할 것을 요구하자 이란도 강경하게 태도를 바꿨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이미 2015년 한 차례 이란의 농축우라늄을 받은 적이 있으며, 다시 "그때의 경험을 반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말 이란 농축우라늄과 관련해 러시아로부터 지원 제안을 받았지만 우크라이나 종전에나 집중하라는 취지로 거절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군, 전승절 열병식 참가

푸틴 대통령이 전승절을 우크라이나 전쟁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무대로 활용한 가운데, 이날 열병식에서는 북한군 부대의 첫 참가도 눈길을 끌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 군사 퍼레이드에 북한군 부대가 참가했다. 전승절은 옛 소련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에 승리한 것을 기념하는 러시아의 최대 국경일 중 하나로, 매년 5월 9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열린다.

러시아 전승절 군사 퍼레이드에서 북한군이 함께 행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타스통신이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영상에는 총을 들고 정복을 입은 북한군이 열을 맞춰 행진하는 모습이 담겼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은 붉은광장에서 행진한 북한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군과 함께 참전한 부대 소속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행진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을 지원한 북한에 대한 예우의 의미가 담겼다는 분석도 나왔다.

쿠르스크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서남부 지역으로, 2024년 8월 우크라이나군에 일부 지역을 점령당했다. 북한은 파병을 통해 러시아가 쿠르스크를 재탈환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지난해 4월 26일 쿠르스크 영토 회복을 공식 선언했다.

레오니트 슬루츠키 러시아 하원 국제문제위원장은 타스통신에 "북한군의 열병식 행진은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동맹 관계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군인들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을 해방하기 위해 우리 군인들과 함께 용감하고 헌신적으로 싸웠다"며 "이것이 진정한 전우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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