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맞서 결집한 좌파 정상들…'반트럼프' 연대 부각

  • 스페인서 네 번째 '민주주의 수호 회의' 열려…'글로벌 진보 동원'도 출범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왼쪽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글로벌 진보 동원’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왼쪽)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글로벌 진보 동원’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를 비롯한 세계 주요 좌파 지도자들이 우파 득세 흐름에 맞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집결했다.

18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유럽 언론에 따르면 산체스 총리는 이날 바르셀로나에서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함께 '민주주의 수호 회의'를 개최했다.

이 회의에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캐서린 코널리 아일랜드 대통령 등 중도 좌파 성향 정상들이 대거 참석했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부총리와 라르스 클링바일 독일 부총리도 함께했다.

이번 회의는 극우 세력이 유럽의회 선거 등에서 약진한 이후 좌파 진영 결집을 위해 2024년 스페인과 브라질이 출범시킨 협력체의 네 번째 행사다. 올해는 '글로벌 진보 동원' 출범 행사도 함께 열렸다. 전·현직 국가 정상과 지방자치단체장, 정치인, 활동가 등 40여 개국 100여 개 조직에서 약 6000명이 참석해 소득 불평등과 친환경 에너지 전환, 진보 정당의 선거 전략 등을 논의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산체스 총리가 이번 행사를 계기로 국제 좌파 진영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향후 유럽연합(EU) 차원의 역할을 모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 유럽의회 고위 당국자는 "그는 스페인을 넘어 유럽 차원의 리더십을 발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산체스 총리는 개회사에서 민주주의는 당연한 것이 아니라 지켜내야 할 가치라고 강조하며 '전쟁반대'(No to war) 메시지를 재차 부각했다. 그는 "세계 모든 진보 세력에 기반을 제공하려는 것"이라며 "우리의 단결은 우리의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앞서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와의 인터뷰에서 “반(反)트럼프 회의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우리가 하고자 하는 건 세계에서 민주주의적 과정을 강화할 해법을 찾아 역행을 막으려는 것"이라며 "역행이 일어나면 히틀러가 생겨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행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그의 정책 기조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호, 억만장자 및 소셜미디어 기업 등을 겨냥한 발언이 이어졌다.

산체스 총리는 우리는 스스로 불가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팔을 꺾어줄 것"이라며 '끝없는 탐욕을 가진 억만장자, 사람들의 집을 가지고 투기하는 사람들, 우리의 민주주의와 청년들의 정신건강을 이용해 부를 쌓는 세력'을 지목했다. 또한 "다자 질서가 죽었다고 생각하거나 그 근간을 저해하려는 이들에 맞서기 위해" 유엔을 재편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그는 극우 세력에 대해 "그들은 이기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시대가 끝났다는 걸 알기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룰라 대통령도 "우리는 매일 아침 전 세계를 위협하고 전쟁을 선포하는 한 대통령의 트윗(엑스·X)을 보며 잠에서 깰 수는 없다"고 비판하며 국제 질서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아울러 유엔 상임이사국들이 평화 수호자가 아닌 '군벌'처럼 행동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유럽 매체 유로뉴스는 이번 회의를 '반트럼프 동맹' 형성으로 평가했으며, 폴리티코도 산체스 총리가 다자주의 약화를 비판하며 사실상 반트럼프 성격의 집회를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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