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협상 결렬' 밴스 美 부통령, 파키스탄 떠나

  • 파키스탄 요청에 일정 연장…이틀 협상에도 합의 불발

JD 밴스 미국 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JD 밴스 미국 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파키스탄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미국 측 대표인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빈손으로 파키스탄을 떠나 미국으로 향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들에 따르면 밴스 부통령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된 21시간 마라톤 협상 끝에 이란과 합의에 실패한 가운데 대표단과 함께 현지를 떠났다.

앞서 이날 밴스 부통령은 협상 후 기자회견을 갖고 협상 결렬 사실을 알리며 미국 대표단이 곧 파키스탄을 떠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협상은 당초 하루 일정으로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파키스탄 측이 합의 도출을 위해 미국 대표단의 체류 연장을 요청하면서 이틀째까지 이어졌다. 이에 따라 밴스 부통령도 출국 일정을 미루고 협상에 참여했지만, 결국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밴스 부통령은 협상 결렬의 핵심 원인으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 문제를 지목했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고 이를 신속히 확보할 수 있는 수단도 추구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약속이 필요하다"며 "이는 미국의 핵심 요구이자 대통령의 최우선 목표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은 미국보다 이란에 더 나쁜 소식"이라며 "미국의 레드라인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또 협상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차례 통화했으며, 핵 문제가 최대 쟁점이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란 측은 협상 결렬을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다. 에스마일 바가이 외무부 대변인은 국영 매체를 통해 "단 한 차례 협상으로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며 협상 지속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미국의 과도한 요구가 협상 결렬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파키스탄은 중재 역할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양측이 휴전 약속을 계속 준수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파키스탄은 앞으로도 이란과 미국 간의 접촉과 대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상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양국 간 최고위급 접촉이자, 10여 년 만의 직접 대면 협상으로 주목받았다. 양측은 핵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첨예한 입장 차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협상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이란은 해협 통제권과 통행료 부과 등을 요구한 반면, 미국은 글로벌 해상 운송의 자유로운 통항 보장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에너지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재개방 여부에 따라 국제 유가와 공급망에 미칠 영향이 큰 상황이다.

협상과 동시에 군사적 긴장도 이어졌다. 미국은 해협 기뢰 제거를 위한 여건 조성에 착수했다고 밝혔지만, 이란은 미군 함정의 해협 통과 자체를 부인하며 맞섰다.

양측의 요구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란은 동결 자산 해제와 해협 통제권, 전쟁 배상금, 레바논을 포함한 역내 전면 휴전 등을 요구하는 반면, 미국은 해협의 자유 통항 보장과 이란 핵 농축 프로그램의 사실상 무력화를 최우선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협상 과정에서는 양측 간 긴장이 크게 오르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 소식통은 "회담 분위기가 오르내리며 긴장 수위도 계속 변동했다"고 전했다.

한편 파키스탄은 계속 양측의 중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나 추가 협상 일정은 불투명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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