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유예 D-30, 매물 폭탄 대신 '매물 잠김'…전세 시장은 '노룩' 현상까지

서울 서초구 구룡산에서 바라본 도심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서초구 구룡산에서 바라본 도심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시장의 매물 출회 흐름은 오히려 둔화되고 있다. 정부가 5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한 경우에도 유예 대상으로 인정해 다주택자들의 퇴로를 넓혔지만, 수년간의 규제로 다주택자 비중 자체가 이미 줄어든 구조적 한계에 부딪혔다는 분석이다.
 

“더 낼 매물 없다”... 다주택자 감소에 유예 효과 ‘제한적’


9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6631건으로, 지난달 21일 8만 건을 돌파하며 정점을 기록한 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토지거래허가 신청분도 양도세 중과유예 대상에 포함할 것을 지시한 후 강남3구 일대 매물이 소폭 증가했지만, 시장 반응은 여전히 관망세에 가깝다.
 
실제로 대통령 발언 이전인 지난 5일 강남구 아파트 매물은 1만129건이었으나, 이날 기준 1만227건으로 100건 안팎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서초구와 송파구도 각각 35건, 43건 증가에 불과했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올 초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메시지가 나온 후 나올 급매는 이미 나왔다"며 "추가로 물건을 내놓을지 버티기를 할지 타진하는 문의는 오고 있지만 급매 중심으로 거래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근 약세를 보이던 용산·성동구에서도 집주인들이 호가를 되레 높이며 버티기 장세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성동구에서는 최근 5일간 1%에 가까운 매물이 감소했고, 용산구 역시 2% 넘게 줄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하락을 이어가던 성동구 아파트 가격은 4월 첫째 주 0.04% 반등하며 상승 전환했다. 성수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가격을 크게 낮춘 급매는 더 이상 나오기 어렵다. 매물을 내놓는 사람도 기한 내 매매가 안 돼도 버틸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외곽 지역에서는 오히려 매물 잠김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금천구는 최근 5일 새 아파트 매물이 4% 가까이 감소했고, 2% 이상 줄어든 자치구도 8곳에 달했다. 노원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 종료 전 급매를 기다리던 수요자들이 물건이 안 나오자 결국 호가에 맞춰 계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다주택자 비중 자체가 이미 크게 줄었다는 구조적 요인이 자리한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집합건물 2채 보유 다소유지수는 11.244로, 이재명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해 6월 11.357에서 지속 하락해왔다. 올해 1월 11.29였던 지수는 3월 11.244로 약 0.46%포인트 떨어지며, 이전 6개월간의 낙폭에 준하는 감소를 단 3개월 만에 기록했다.
 

급매 장세 종료…외곽 지역 ‘매물 잠김’ 심화

공급 주체의 감소는 임대차 시장의 수급 불안으로 직결되고 있다. 다주택자가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처분하면서 임대 공급원이 원천 차단되고, 이에 전세 가격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수급 불균형이 극심해지자 시장에서는 집 내부 상태도 확인하지 않고 계약금부터 입금하는 이른바 '노룩(No-look) 전세' 현상이 재현되고 있다. 성동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전세 물건이 나오면 내부 사진조차 보지 않고 계약금부터 보내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높은 가격보다 당장 들어갈 집이 없다는 불안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 성동구의 전·월세 매물은 3개월 전 1608건에서 이날 879건으로 45% 넘게 급감했으며, 서울 전체로도 31% 이상 줄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기한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아 소위 급매물은 상당 부분 거래가 완료됐다. 급매 중심에서 호가 중심의 시장으로 이미 접어들었기 때문에 가격 조정은 쉽지 않다"며 "외곽 지역 임대 시장의 불안이 추가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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