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청년층을 중심으로 공간의 경험과 취향을 중시하는 주거 수요가 늘고 있다. 정형화된 아파트·오피스텔 대신 자신에게 맞는 집을 찾으려는 흐름 속에서, 개성 있는 매물을 선별해 소개하는 ‘별집부동산’이 주목받고 있다.
전명희 별집부동산 대표는 지난 26일 서울 명륜동 사무실에서 본지와 만나 “사는 곳이 바뀌면 삶의 방식이 달라진다”며 “아파트라는 획일적인 틀에서 벗어나 나다운 공간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집을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별집부동산은 일반적으로 선호되는 ‘남향’이나 ‘대단지’ 같은 정량적 기준보다 자연 풍경, 구조의 개성 등 공간이 가진 차별성에 주목한다. ‘별의별 집을 소개한다’는 이름처럼 취향이 반영된 매물을 선별해 소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 대표가 이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일본의 ‘도쿄R부동산’이었다. 건축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건설사업관리(CM)를 공부하던 그는 진로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던 중, 도시재생 간담회에서 해당 서비스를 접하고 큰 영감을 받았다. 이후 일본을 직접 찾아가 인터뷰한 뒤 창업을 결심했다.
창업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한국은 일본에 비해 개성 있는 저층 주택이나 구축 매물이 상대적으로 적어 초기 매물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 대표는 “2년 반 동안 건축가들에게 일일이 연락하며 매물을 찾았고, 100명에게 연락하면 2~3명만 회신이 올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운영 방식도 일반 중개업소와는 다르다. 매물 의뢰가 들어오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사진을 촬영하고, 집주인과 길게는 4시간까지 대화를 나누며 공간의 특징을 파악한다. 이후 공간의 맥락과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형식의 소개글을 작성해 평균 2~3일 내 홈페이지에 게시한다. 사진을 30장 이상 촬영하는 경우도 많다.
허위 매물과 과장 광고를 지양하는 것도 중요한 원칙이다. 그는 “광각렌즈로 공간을 실제보다 넓어 보이게 하지 않고 허위 매물을 올리지 않는 것이 기본”이라며 “서로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중개를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 공인중개사법에 따라 수수료는 기존 중개업소와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전 대표는 “시간과 비용이 더 들지만 같은 수수료를 받는 구조라 매력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아니다”라면서도 “7년간 이 방식을 유지해온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향후 목표는 중개를 넘어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오픈하우스를 열어 고객들을 초청하고, 각자가 사는 공간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전 대표는 집을 구할 때 완벽한 조건을 찾으려는 부담을 내려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파트 구조에서 벗어나면 동선이 비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다양한 형태의 집을 경험해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공간을 알 수 있다”며 “완벽한 집은 없고, 불편함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공간의 가치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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