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우리는 이해할수 없는 일을 마법과 초자연적인 힘, 신의 권능이라 불렀다. 고대부터 이어져 온 신들의 세계와 마법사와 요정, 연금술이 지배하던 세상은 과학에 그 자리를 내줬다. 공상과학(SF)이라는 장르는 그렇게 마법과 연금술을 밀어내고 현대 문학 장르 중 하나를 차지하고 있다.
최초의 SF 소설로 1818년 메리 셀리의 '프랑켄슈타인'을 꼽는다. 전기가 생명의 원천이라는 상상력은 지금 봐도 그럴듯하다. 자연현상에서 시작된 과학의 역사는 아인슈타인 이후 시간과 공간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한 뒤 우주로 확장됐다. 이제 우리의 관심은 지구에서 벗어나 어딘가에 있을지 모르는 지적 생명체로 향한다.
류쓰신의 소설 '삼체'에서 외계 생명체인 삼체인은 지구에서 4광년 떨어진 행성에서 살고 있다. 소설 속에서 삼체인은 태양 3개로 인해 계절과 기후의 불확실성이 큰 곳에서 진화하고 과학기술을 이룩했다. 우연히 지구에서 보낸 신호를 받게 된 삼체인은 지구를 침략하기위해 출병한다.
광속으로 4년이 걸리니 그들이 지구에 도달하려면 400년 걸린다. 왕복하려면 800년에 달한다. 한 세대도 아니고 여러 세대에 걸쳐 언젠가 벌어지지만 당장은 벌어지지 않을 일들에 대해 작가는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최근 개봉한 프로젝트 헤일메리 역시 재미있는 문제를 던진다. 언젠가 닥쳐올 미래이고 걱정해야 할 일이지만 살아생전 걱정할 이유가 없는 문제, 바로 태양의 소멸이다. 태양을 비롯한 주요 항성의 수명은 약 100억년이다. 우리가 매일 바라보는 태양이 약 50억년 살았다고 가정할 때 아직 절반 가까이 남았다.
영화에서는 우주공간을 떠도는 미생물 아스트로파지가 등장한다. 태양에너지를 흡수·저장하며 번식한다. 에너지를 빼앗긴 태양은 죽어간다. 태양이 소멸할 정도는 아니지만 밝기와 에너지가 저하되며 지구 내 모든 생명체는 빙하기로 멸망할 것이라는 위기에 직면한다. 영화처럼 우리가 수십 년 내에 빙하기를 걱정할 상황은 아니겠지만 태양이 지구인에게 안전하기까지는 50억년 중 절반도 남지 않았다는 점은 새롭게 다가오는 사실이다.
물론 딱히 걱정할 일은 아니다. 다행히 아직 지구로 접근하고 있는 외계인이 수광년 내에는 관측되지 않았으니 살아 생전에 외계인이 지구를 정복하겠다며 착륙하는 일은 볼 일이 없을 것이다. 태양 역시 아무리 일러도 수억 년은 지나야 걱정거리가 될 것이다. 오히려 외계인의 지구 정복, 태양으로 인한 지구 멸망보다 러시아와 중동에서 터진 전쟁이 지금 우리가 당면한 걱정거리다.
하지만 50억년 뒤 지구는 100% 확률로 멸망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고작 몇 줌 안되는 부와 자원을 독식하겠다며 벌이는 세상사가 별것 아니라는 생각이 절로 들 수 밖에 없다. 이쯤 되면 인터스텔라의 명대사가 다시 한번 나와줘야 한다.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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