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APFF·인터뷰] 카르스텐스 전 BIS 사무총장 "韓금융 선진화, AI가 해법"

  • "韓금융, 산업 발전 지원하며 성장…AI로 생산성·경쟁력 끌어올려야"

  • 신현송 한은 총재 지명자 대해선 "훌륭한 선택…경제 통찰 갖춘 인물"

아구스틴 카스텐스Agustin Carstens 전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전(前)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은 아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산업 발전을 뒷받침하며 성장해 온 강점이 있다"면서도 "글로벌 확장은 시간이 필요한 장기 과제"라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글로벌 금융정책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전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이 한국 금융 시스템에 대해 "산업 발전을 뒷받침하며 성장해 온 강점이 있다"면서도 "글로벌 확장은 시간이 필요한 장기 과제"라고 진단했다. 인공지능(AI)에 대해서는 금융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핵심 도구로 평가했다.

카르스텐스 전 사무총장은 '2026 아시아·태평양 금융포럼(APFF)' 행사에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국 금융 시스템은 매우 강력하고 세계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주요 산업의 성장 과정에서 금융이 밑바탕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그 점에서 한국은 매우 성공적인 사례"라고 긍정적으로 봤다. 

자본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한 선진국과 달리 한국 금융업은 산업 중심의 고속 성장을 후선에서 지원하는 역할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반도체·조선·자동차 등 국내 주요 산업은 세계 1~2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그러나 정작 국내 대형 금융지주는 50~100위권에 머물며 국제적 존재감이 제한적인 것이 현실이다.

그는 "국제화 수준만으로 금융 시스템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글로벌 금융 비즈니스는 신뢰와 관계 구축이 핵심인 만큼 한국 금융의 해외 확장은 시간이 필요한 과제"라고 언급했다.

카르스텐스 전 사무총장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적극적인 AI 활용을 주문했다. 그는 "AI가 금융에 도입되면 결제 시스템은 더욱 발전하고 규제 역시 더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며 "금융기관이 규제 보고에 투입하는 시간과 비용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를 활용하면 금융기관의 데이터 분석과 리스크 관리 역량도 크게 향상될 수 있다"면서 "규제당국 역시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점검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금융 시스템 전반의 투명성을 높이고 규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줄이는 것만으로 금융 산업 전반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이 탄탄한 금융 시스템을 갖추면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역량도 한층 강화된다. 카르스텐스 전 사무총장은 "금리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중요한 것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금융 시스템"이라며 "자본이 충분하고 잘 관리되는 시스템은 외부 충격 속에서도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금융의 특징으로는 민간 은행과 정책금융기관이 함께 작동하는 '이중 구조'를 꼽았다. 카르스텐스 전 사무총장은 "두 축이 국가 발전 전략 아래에서 일관되게 운영되는 점이 한국 금융의 강점"이라며 "이 같은 정책적 일관성은 다른 국가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정책금융도 점차 시장 중심으로 기능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정책금융 역시 시장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점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현재 한국의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꼽았다. 그는 "에너지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AI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공급망 차질은 한국의 주요 산업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지명자(現 BIS 통화경제국장)에 대해서는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신 지명자는 BIS의 경제연구·통화정책 분석 총괄 책임자로 활동하며 BIS에서 카르스텐스 전 사무총장과 정책 책임자로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왔다. 

그는 "한국에게 매우 훌륭한 선택"이라며 "한국 경제와 금융 시스템에 대한 깊은 이해와 함께 글로벌 금융 환경에 대한 통찰을 갖춘 인물"이라고 신 지명자를 평가했다. 그러면서 "디지털화와 AI가 금융에 미치는 영향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전문가"라며 "한국은행의 디지털 전환과 역할 확대를 한층 발전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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