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관문은 어디인가. 공항에서 들어온 외국인이 처음으로 도시의 질서를 체감하는 공간, 그중 하나가 홍대입구역이다. 2호선, 경의중앙선, 공항철도가 교차하는 이 역은 ‘연결’의 상징이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이곳에서 환승은 때로 끊기고, 결제는 두 번 이뤄진다.
경의중앙선에서 내려 2호선으로 이동하는 길. 동선은 이어진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끊겨 있다. 이용자는 개찰구 앞에 도달하고, 결국 나갔다가 다시 들어온다. 이 순간 환승은 ‘재승차’로 바뀌고, 요금은 한 번 더 찍힌다. 환승을 했는데 결제는 두 번이다.
경의중앙선 홍대입구역 역무실 부역장은 말한다. 환승이 불가능한 구조임을 충분히 고지했고, 하차 게이트에서도 안내했으며, 5분 이내 재승차 시 환불도 가능하다고. “알릴 만큼 알렸고, 보완도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알렸는가’가 아니라 ‘해결됐나’다.
개찰구 앞에서 안내를 인지하더라도, 다시 플랫폼으로 이동하지 않으면 환승 동선은 없다. 호출벨을 눌러 직원에게 사정을 설명하면 통과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시스템이 아니라 예외에 기대는 처리에 가깝다. 환불 제도 역시 사후 정리에 불과하다. 이용자는 먼저 돈을 더 내고, 나중에 돌려받는다.
여기까지는 불편이다. 진짜 문제는 민원이다.
홍대입구역은 하나의 시스템처럼 작동한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하는 순간, 이 시스템은 세 조각으로 쪼개진다. 경의중앙선의 한국철도공사, 2호선의 서울교통공사, 공항철도의 공항철도. 요금은 하나인데, 책임은 셋이다.
이용자는 환승을 한 번 했을 뿐인데, 민원은 세 번을 준비해야 한다. 어디의 문제인지 스스로 판단하고, 같은 설명을 반복해야 한다. 이 구조에서 이용자는 소비자가 아니라 조정자가 된다.
이 통합요금 체계는 국토교통부와 수도권교통본부가 설계했다. 이용자는 하나의 카드로 이동한다. 하나의 시스템을 이용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 ‘하나’는 문제 앞에서 무너진다. 요금은 통합돼 있지만, 민원은 통합돼 있지 않다. 이건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설계의 문제다.
통합요금제를 운영한다면, 최소한 민원도 통합돼야 한다. 요금은 하나로 받으면서 책임을 나누는 구조는 효율이 아니라 방치에 가깝다. 이용자가 어디에 민원을 넣을지 고민하는 순간, 그 시스템은 이미 실패한 것이다.
특히 홍대입구역은 외국인 이용이 많은 역이다. 이들에게 ‘두 번 결제 후 환불’은 제도가 아니라 장벽이다. 환불 절차를 모르면 비용은 그대로 손실로 남는다. 안내가 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결과가 불리하면,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법적으로 이 문제는 회색지대다. 민법 제741조과 소비자기본법 제4조 제1항은 이용자 보호의 근거가 되지만, 고지와 환불 제도는 사업자의 방어 논리가 된다. 그래서 더 문제다. 명확히 잘못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구조가 반복을 가능하게 만든다.
결국 질문은 하나다. 왜 이용자가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되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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