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상 컬럼] BTS 공연무대 밖에서 벌어지는 플랫폼 전쟁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 공연은 겉으로 보면 하나의 대형 콘서트다. 수많은 팬이 모이고 음악이 울려 퍼지는 전형적인 문화 행사다. 그러나 이번 공연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무대 위에서는 음악이 흐르지만, 무대 밖에서는 플랫폼 기업 간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을 이해하는 핵심은 ‘공연’이 아니라 ‘플랫폼’이다. 과거에는 공연이 얼마나 많은 관객을 현장에 모으느냐가 중요했다. 그러나 지금은 얼마나 많은 이용자를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느냐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같은 공연이라도 어느 플랫폼을 통해 소비되느냐에 따라 산업적 의미가 달라지는 시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지역에 위치한 넷플릭스 건물 사진로이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지역에 위치한 넷플릭스 건물 [사진=로이터]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한 OTT 경쟁이다. OTT는 더 이상 단순히 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니다. 이용자를 플랫폼 안에 묶어두는 ‘접속 기반 산업’이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 자체보다 이용자가 어디에 머무느냐다. BTS 공연은 이 점에서 매우 강력한 콘텐츠다. 전 세계 팬들이 동시에 특정 플랫폼으로 유입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은 이미 국내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스포츠 중계를 앞세운 플랫폼 경쟁이 대표적이다. 특정 콘텐츠를 계기로 이용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그 이용자가 이후에도 플랫폼에 남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BTS 공연은 이러한 흐름을 더욱 크게 확대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도 플랫폼의 움직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맵은 공연장 일대의 정보를 세밀하게 제공하며 이용자의 이동을 돕고 있다. 화장실 위치, 출입구, 혼잡 구간, 대중교통 정보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는 단순한 편의 서비스의 확장을 넘어,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공간에서 질서를 유지하는 보조 인프라로 기능한다.
 
 
교통 정보 역시 중요한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공연 당일 도로 통제와 대중교통 혼잡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어느 플랫폼이 더 정확하고 빠르게 정보를 제공하느냐가 이용자 선택을 좌우할 수 있다. 한 번 편리함을 경험한 이용자는 해당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지도와 교통 플랫폼 역시 이번 공연을 통해 이용자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통신사의 역할은 이 모든 구조의 기반을 이룬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네트워크 용량 확대와 트래픽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상황에서 통신 품질이 떨어질 경우 모든 서비스가 동시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연결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 조건이 됐다.
 
 
이처럼 OTT, 지도, 교통, 통신 플랫폼이 하나의 공연을 중심으로 동시에 움직이는 모습은 단순한 협업이 아니다. 동일한 이용자를 두고 벌이는 경쟁이다. 콘텐츠는 출발점일 뿐이며, 그 콘텐츠를 통해 이용자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구조를 만든 기업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그래픽노트북LM
[그래픽=노트북LM]

 
특히 주목할 점은 이 경쟁이 단기 이벤트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플랫폼 기업들은 공연 당일의 이용자 수보다 그 이후를 더 중요하게 본다. 한 번 유입된 이용자가 플랫폼에 머무르게 될 경우 장기적인 수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은 이용자 확보를 위한 일종의 ‘입구’ 역할을 한다.
 
 
이러한 구조는 곧 글로벌 시장과 연결된다. 플랫폼 산업은 국경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한 국가에서 성공한 서비스는 다른 시장으로 빠르게 확장될 수 있다. OTT는 이미 글로벌 경쟁 체제에 들어섰고, 지도와 교통, 통신 기술 역시 점차 국제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번 공연을 통해 축적되는 경험과 데이터는 향후 글로벌 경쟁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광화문광장에 설치되고 있는  BTS 공연무대 사진연합뉴스
광화문광장에 설치되고 있는 BTS 공연무대 [사진=연합뉴스]

 
결국 중요한 질문은 하나로 귀결된다. 누가 이 경쟁에서 승자가 될 것인가. 단순히 이번 공연에서 많은 이용자를 확보한 기업이 아니라, 그 이용자를 지속적으로 붙잡아 둘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기업이 최종 승자가 될 것이다. 플랫폼 경쟁의 본질은 ‘한 번의 접속’이 아니라 ‘지속적인 연결’에 있기 때문이다.
 
 
광화문에서 열리는 BTS 공연은 단순한 문화 이벤트를 넘어 플랫폼 산업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무대 위의 공연은 몇 시간에 불과하지만, 그 공연을 둘러싼 경쟁은 훨씬 더 길게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의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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