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으로 치솟고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최근 원·달러 환율이 주간거래 기준 17년 만에 장중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이 1500원대에 안착할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서 커지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0.63포인트(1.63%) 오른 5640.48에 마감했지만, 외국인은 1732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 11일 2418억원을 시작으로 12일 2조3630억원, 13일 1조4747억원, 16일 8474억원에 이어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8원 오른 1497.5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501원까지 상승하며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3.9원 내린 1493.6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 상승은 외국인 수급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달러 기준으로 수익을 평가하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화 약세가 이어질수록 자산의 달러 환산 가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매도세가 구조적 이탈이 아닌 일시적 리스크 회피 성격에 가깝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10% 상승 시 코스피 외인 순매수는 -5조원이 적정 수준이나, 3월 들어 환율 5% 상승 대비 외인 매도세는 통계적 범위를 크게 이탈했다"며 "이는 중동 분쟁 등 극단적 위험 회피 구간에서 유동성이 풍부한 코스피를 헷지(회피) 수단으로 활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안전선호 심리 완화 시 매수 전환 탄력은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며 "결론적으로 외국인 현물 매도 주도의 추가 급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며, 수급의 하방 경직성은 이미 확보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 역시 "주식 및 채권시장 입장에서는 고환율에 따른 외국인 자금의 대규모 추가 이탈을 경계하고 있다"면서도 "꼭 악재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고환율 현상이 단기간에 그친다면 부정적 영향도 제한적 수준에 그칠 여지가 크다"면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고유가 현상이 지속되지 않는다면 국내 주식 및 채권을 투자하기 좋은 환율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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