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설 | 기본 원칙 상식] ISS가 손 들어준 임종룡 연임…이제는 '실적' 넘어 금융 경쟁력 증명할 때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재선임 안건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 의결권 자문사의 판단은 외국인 기관투자가들의 의사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외국인 지분이 약 47%에 이르는 우리금융의 구조를 고려하면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한층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ISS는 “후보자 개인이나 이사회 구조 측면에서 특별한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최근 2년 연속 순이익 3조 원을 넘기며 ‘3조 클럽’을 유지했고, 비이자이익 역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1년간 총주주수익률(TSR)이 은행업 평균을 크게 웃돈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숫자만 놓고 보면 임 회장의 경영 성과가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열린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CEO 합동 브리핑’에서 임종룡 회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
지난해 열린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CEO 합동 브리핑’에서 임종룡 회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

그러나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판단하는 기준이 단기 실적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금융 산업은 공공성과 시장성을 동시에 갖는 대표적인 산업이다. 안정적인 수익 창출은 물론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 지배구조의 투명성, 장기 경쟁력까지 함께 고려돼야 한다.


특히 우리금융은 다른 대형 금융지주에 비해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현재 국내 금융지주 간 경쟁은 은행이 아니라 증권과 보험에서 갈리고 있다. KB금융그룹이나 신한금융그룹이 안정적인 종합금융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과 달리 우리금융은 비교적 뒤늦게 증권과 보험 영역을 강화하고 있는 단계다.


임 회장이 2기 체제를 시작한다면 바로 이 지점에서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우리투자증권 출범과 보험사 인수 등으로 종합금융 체제를 구축하는 기반은 마련됐지만, 아직 시장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단순한 외형 확대가 아니라 실제 수익성과 시너지 창출이 뒤따라야 한다.


기업금융 확대 역시 중요한 과제다. 그동안 우리금융은 자본비율 부담 때문에 공격적인 기업금융 확대에 제약이 있었다. 그러나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상승하면서 올해부터는 보다 적극적인 전략이 가능해졌다. 기업금융은 은행의 전통적인 강점이자 장기 수익 기반이다. 우리은행이 과거 ‘기업금융 명가’로 불렸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편 이번 주총에서는 국민연금의 판단도 주목된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요 금융지주의 핵심 주주로서 지배구조와 경영 책임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글로벌 자문사와 국내 기관투자가의 판단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도 관심사다.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은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다. 금융산업의 경쟁력과 직결된 문제다. 임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다면 시장이 부여한 신뢰에 걸맞은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실적을 넘어 구조적 경쟁력을 키우는 것, 그리고 투명하고 책임 있는 지배구조를 확립하는 것. 그것이 우리금융 2기의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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