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산업계 '중동발 쇼크'에 비상… WTI 12% 급등해 8개월 만에 75달러 돌파

  • 호르무즈 해협 사실상 봉쇄, 물류·에너지 '패닉'… OPEC+ 긴급 증산 결정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촉발된 중동 정세의 긴박함이 일본 산업계와 경제 전반을 강타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 2기 출범 후 향후 경제 정책 방향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급등까지 겹치며 불확실성이 커지는 양상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현지시간 1일 저녁(일본시간 2일 오전) 시작된 거래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장중 배럴당 75달러 선을 돌파하며 약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전 거래일 대비 약 12% 급등한 수치로, 공급 불안이 시장을 압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대응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내 자발적 증산 참여 8개국은 1일 시장 안정을 목표로 약 4개월 만에 원유 증산을 전격 결정했다. 

이에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여행 및 항공업계가 가장 먼저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KNT-CT 홀딩스 산하의 여행 자회사 클럽 투어리즘은 이날 출발분까지 중동 경유 투어를 전면 취소해 약 130명의 여행객이 영향을 받았으며, 에이치아이에스(HIS)도 아부다비와 도하를 경유하는 유럽행 투어 상품을 잇달아 취소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일본항공(JAL)이 하네다와 카타르 도하를 잇는 노선을 오는 3~4일까지 결항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일본 주요 기업들은 현지 주재원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코로나19 당시의 ‘봉쇄’ 수준의 대응에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 진출한 에바라(荏原)와 이스즈자동차가 중동 지역 출장과 외출을 전면 금지했다. UAE에 30여 명의 주재원을 둔 에네오스(ENEOS) 홀딩스와 인펙스(INPEX)는 직원들을 재택 대기시키며 상황에 따른 긴급 대피 계획을 검토 중이다. 마루베니와 스미토모상사 등 종합상사들도 현지 주재원의 안전을 확인하고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봉쇄가 개시됐으며, 주변 해역에는 약 150척의 탱커가 정체된 것으로 알려져 물류 마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일본은 원유 수입의 9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현재 약 8개월분(254일분)의 비축유를 통해 단기 수급 차질은 방어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국제 유가는 폭등이 불가피하다. 요미우리는 해협 봉쇄 시 유가가 130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보도했으며, 특히 노무라종합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유가가 140달러까지 치솟을 경우 일본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연간 기준 0.65% 하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화력발전 기업 JERA 등 에너지 업계는 당분간의 재고로 버틸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무력 충돌이 장기화되어 전력 및 가스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일본 경제 전반의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앞서 지난해 6월 공격 당시 유가가 78달러까지 올랐으나 교전 중단 후 안정되었던 사례가 있으나, 이번에는 호르무즈 해협의 실질적인 항행 정지가 동반되어 불확실성이 더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 시장도 패닉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2일 오전 9시47분 현재 일본증시의 닛케이지수는 2% 가량 급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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