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다음달 18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노사 갈등과 밸류업 압박에 직면했다.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가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노조와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결렬로 파업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 진입에도 세 차례 상법 개정에 따른 밸류업·주주환원 압박이 커지면서 '미등기 총수 체제' 한계가 부각되는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하지 않는다. 대신 반도체를 이끄는 김용관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경영전략총괄 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올리는 안건을 추진한다. 지난해 대법원의 무죄 확정으로 10년간 이 회장을 옥죈 사법 리스크가 사라졌지만 다양한 대내외 변수를 고려해 복귀를 유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삼성 초기업노조는 임단협 1차 협의에서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조정 신청을 접수했다. 요구안은 기본급 12% 인상과 성과급 400% 등 '역대 최대' 수준이다. 노조는 이 회장에게 "노조 와해 의혹" 공문을 보냈고 파업 카드도 꺼냈다.
노조 출범 1년 만에 과반(51%) 지지율을 확보한 초기업노조는 삼성의 '노조 리스크' 상징으로 부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법 무죄에도 이 회장의 미등기 상태가 노사 책임 소재를 모호하게 만든다"며 "주총에서 주주들이 지배구조 개선을 촉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준감위원장) 역시 전날 "노사 관계가 삼성의 가장 큰 산"이라며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를 통해 책임경영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지만 회사 측은 신중론을 고수하는 상황이다.
반도체 사업이 호황기에 진입한 덕분에 삼성은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메모리 사업의 호조와 함께 비메모리 부문의 정상화 기대가 높아지면서 연간 실적 전망도 상향 흐름을 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167조5617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네 배 수준이다.
다만 이 같은 호재에도 주총 분위기는 시계제로다. 잇단 상법 개정으로 재계 전체에 '주주환원 강제 시대'가 예고된 탓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자사주 10조원 소각과 분기배당 상향으로 밸류업 정책에 선제 대응했지만, '총수 미등기' 구조가 지배구조 투명성 논란을 키우고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올해 반도체 호황 속 실적과 주가 반등에 따라 이 회장의 복귀엔 적기였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었으나 다소 아쉬운 선택을 했다"라며 "미등기 임원 상태로 책임을 회피하는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삼성 주총과 관련해선 "반도체 랠리에 따른 실적 개선과 향후 방향성이 뚜렷하게 제시 될 지 주목된다"며 "삼성이 SK하이닉스에 내준 '왕좌'를 올해 되찾을 수 있을지 역시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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