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구역 규제 '요지부동'에…지방 저축은행 형평성 논란

  • 자산 규모별 차등 규제 도입…수익 기반은 확대

  • 지방 저축은행, 디지털 환경과 괴리…M&A도 우려

사진챗GPT
[사진=챗GPT]
금융당국이 내놓은 ‘저축은행 건전 발전 방안’에서 업계 숙원인 영업구역 제한 완화가 또다시 제외됐다. 대형사에 투자·신용공여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조치가 담겼지만 수도권·비수도권 간 영업 격차의 핵심인 권역 규제는 손대지 않았다. 지방은행에 대한 영업 규제가 점차 완화되는 흐름 속에서 업권 간 형평성 논란도 커지고 있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날 저축은행을 자산 5조원 이상(대형), 1조~5조원(중형), 1조원 미만(소형)으로 구분해 차등 관리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대형 저축은행은 유가증권 보유 한도 완화와 법인·개인사업자 신용공여 한도 확대 등 수익 기반을 넓히는 조치가 포함됐다. 대신 자본 규제와 대주주 지분 제한을 은행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강화해 책임 경영을 요구했다. 

반면 이번 방안에는 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영업구역 제한 완화가 포함되지 않았다. 현행 규제에 따르면 저축은행은 자사 영업구역 내에서 일정 비율 이상 여신을 의무적으로 취급해야 한다.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저축은행은 전체 대출 중 50% 이상을, 비수도권 저축은행은 40% 이상을 해당 권역에서 취급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디지털 금융 환경과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예·적금을 포함해 대출 상당 부분이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영업권역 규제는 여전히 물리적 점포 중심 구조를 전제로 하고 있다”며 “디지털 영업 환경과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지방은행 관련 규제가 완화되는 흐름과 대비되면서 업권 간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지방금융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금융위원회가 인터넷전문은행과 공동대출을 활성화하는 등 외연 확대를 지원하고 있는 것과 달리 저축은행 권역 기반 구조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영업구역 규제가 수도권과 비수도권 저축은행 간 격차를 고착화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상위 10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다올·DB·신한·하나·JT친애)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027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나머지 69개 저축은행 합산 순이익은 약 573억원에 그쳐 수익성 측면에서 양극화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영업구역 규제가 업권 구조조정을 지연시키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권역별 여신 비율을 맞춰야 하는 특성상 인수합병(M&A) 이후 대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데 상당한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지방 저축은행은 구조조정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권역 규제가 유지되면 M&A를 통한 효율화 역시 쉽지 않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영업구역 완화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영업구역 제한은 지역·서민금융기관으로서 저축은행 정체성과 직결된 사안으로 폐지는 물론 완화 역시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수도권 쏠린 현상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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