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어피니티의 롯데렌탈 인수 '불허'..."경쟁 제한 우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롯데렌탈 인수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불허' 결정을 내렸다. 렌터카 시장 1·2위 업체가 동일 사모펀드 지배 하에 놓이면서 시장 경쟁이 심각하게 제한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6일 공정위는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롯데렌탈 주식 63.5%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경쟁 제한 우려가 크다며 결합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어피니티는 지난 2024년 8월 SK렌터카를 인수한 상태다. 이번 롯데렌탈을 인수할 경우 국내 렌터카 시장 1·2위 사업자가 모두 동일한 사모펀드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된다. 공정위는 이를 국내 렌터카 시장에서 가장 큰 경쟁사 간 결합으로 보고 가격 인상 등 경쟁 제한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판단했다.

공정위가 다수 경쟁사 및 고객사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경제분석을 실시한 결과, 단기 렌터카(내륙·제주)와 장기 렌터카 시장 모두에서 경쟁이 실질적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단기 렌터카 시장에서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각각 1·2위 사업자 지위를 확고히 유지해 왔다. 양사의 시장점유율 합계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2024년 말 기준 각각 29.3%(내륙), 21.3%(제주)다. 반면 나머지 경쟁사들은 대부분 영세한 중소 사업자로 자금조달 능력이나 브랜드 인지도·전국적 영업망 등에서 두 회사와 상당한 격차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롯데렌탈과 SK렌터카가 결합하면 나머지 사업자들과의 격차를 더욱 크게 벌리며 1위 사업자 지위를 공고히 하게 된다. 이번 기업결합으로 '압도적 대기업 1개사 대 다수의 영세한 중소기업' 구조로 단기 렌터카 시장의 양극화 구조가 심화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제주 단기 렌터카 시장은 '렌터카 총량제'로 인해 신규 진입이나 기존 사업자의 차량 확대가 제한돼 유력 경쟁사의 출현 가능성이 더욱 낮은 상황이다. 롯데렌탈과 SK렌터카가 지난 수년간 꾸준히 제주 지역 경쟁사의 차량을 흡수해 온 만큼 이번 기업결합을 계기로 제주 지역의 유효한 경쟁 수준이 낮아질 우려가 크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장기 렌터카 시장에서도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각각 1·2위 사업자다. 양 사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2024년 말 기준으로 38.3%다. 공정위는 캐피탈사들이 '본업비율 제한' 등 제도적 제약으로 장기 렌터카 사업을 자유롭게 확대하기 어려운 점, 중소 사업자들이 자금력과 사업 인프라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결합 이후 가격 인상과 같은 경쟁 제한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에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이 단기·장기 렌터카 시장 모두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크다고 보고, 어피니티의 롯데렌탈 주식 취득을 금지하는 구조적 조치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는 경쟁 제한성이 상당한 기업결합의 경우 구조적 조치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점, 렌터카 총량제와 본업비율 제한 등으로 새로운 유력 경쟁자의 등장 가능성이 낮다는 점, 사모펀드의 특성상 가격 인상 제한과 같은 행태적 조치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합 금지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밀접한 경쟁 관계에 있는 1·2위 사업자를 사모펀드가 단기간에 연달아 인수해 시장력을 확대한 뒤 다시 고가로 매각해, 건전한 시장 경쟁을 인위적으로 왜곡할 우려가 큰 기업결합을 엄정 조치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경쟁제한적 기업결합을 면밀히 감시해 독과점 심화와 소비자·중소 경쟁사 피해를 적극 방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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