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출발점은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한 이용자에게 연 3.5% 안팎의 리워드를 지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상자산 업계는 이를 ‘이자’가 아닌 ‘보상’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은행권의 시각은 다르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돈을 맡기고 정기적인 수익을 받는 구조라는 점에서, 이는 사실상 규제 없는 고금리 예금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논쟁의 핵심은 용어가 아니라 실질이다. 이름이 ‘리워드’든 ‘이자’든, 그 돈이 실제로 수행하는 기능은 같다. 현재 미국의 일반 수시입출금 계좌 금리가 0.1%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규제를 받지 않는 스테이블코인이 3%가 넘는 수익을 제공한다면 자금 이동은 불가피하다. 미국 재무부가 대규모 예금 이탈 가능성을 경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은행 예금은 정부의 예금자 보호를 받는 대신, 자본 규제와 건전성 규제, 지역사회 대출이라는 공적 책임을 진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유사한 수익을 제시하면서도 이러한 의무에서 자유롭다. 이 격차가 방치될 경우, 은행의 예금 기반과 대출 기능이 약화되고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도 흔들릴 수 있다.
이 논쟁은 한국에도 남의 일이 아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논의하면서 리워드와 스테이킹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허용한다면 어느 시점부터 예금과 같은 규율을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아직 분명하지 않다. 기준 없는 도입은 미국과 같은 혼란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제도가 늦어질수록 시장이 먼저 질서를 만들고, 뒤늦은 규제는 더 큰 충돌과 비용을 낳는다.
핵심 질문은 명확하다. 스테이블코인의 리워드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이름이 아니라 실질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원칙을 세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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