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검찰개혁 논의는 수사와 기소의 완전 분리라는 구호에 집중돼 왔다. 검찰 권한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개혁의 척도로 받아들여진 측면도 있다. 그러나 권한 축소가 곧바로 정의 실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법 제도의 목적은 권력기관의 체급 조정이 아니라 억울한 피해자를 줄이고 힘 있는 범죄자를 놓치지 않는 데 있다.
이 대통령이 당 지도부에 전한 메시지는 분명하다. 수사기관 간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특정 기관에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될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경계해야 한다는 인식이다. 검찰이든 경찰이든 어느 쪽이든 절대 선이나 절대 악으로 규정하는 접근은 위험하다.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논쟁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보완수사권은 수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백을 메우는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 경찰 수사에 오류나 편향이 발생했을 때 이를 바로잡을 장치가 전혀 없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특히 정치권력이나 자본 권력이 얽힌 사건에서 수사 독점 구조는 또 다른 왜곡을 낳을 수 있다. 견제 없는 권한은 언제든 책임 없는 권력이 되기 쉽다.
사법 개혁은 구조 설계가 중요하다. 국민의 신뢰를 얻는 개혁은 단순한 권한 축소가 아니라, 정의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에서 완성된다. 검찰 보완수사권 논의가 진영 논리를 넘어 현실적이고 균형 잡힌 사법 체계를 만드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기본과 원칙, 상식은 늘 그 지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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